[페퍼게임] 벼랑끝 넥센 '한 걸음 더 들어갔습니다'

장강훈 2018. 10. 3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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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이는 떨어지지 않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한다.

플레이오프(PO) 1, 2차전을 모두 내준 넥센이나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조기에 확정하려는 SK 모두 다른 의미로 벼랑끝 전술로 3차전에 임했다.

국내에서 가장 낮은 릴리스포인트를 자랑하는 잠수함 투수 박종훈을 맞은 넥센 타선은 경기 초반 평소와 똑같이 기본에 충실한 타격을 했다.

하지만 넥센 타자들은 단기전 경험이 적은,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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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김혜성이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SK와의 경기에서 2-2로 맞선 5회 3루타로 출루해 송성문의 희생타로 태그업해 홈으로 뛰어들어 득점하고있다.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벼랑 끝에 선 이는 떨어지지 않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한다. 플레이오프(PO) 1, 2차전을 모두 내준 넥센이나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조기에 확정하려는 SK 모두 다른 의미로 벼랑끝 전술로 3차전에 임했다. 심리적으로 여유가 있는 SK보다 시즌 종료 위기에 놓인 넥센의 움직임이 더 필사적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낮은 릴리스포인트를 자랑하는 잠수함 투수 박종훈을 맞은 넥센 타선은 경기 초반 평소와 똑같이 기본에 충실한 타격을 했다. 그런데 대체로 잠수함 투수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홈플레이트를 반만 쓴다. 양쪽 타석 모두 바깥쪽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유리하다. PO처럼 단기전에서는 홈런 한 방이 분위기를 좌우하기 때문에 어떤 투수든 몸쪽 공략을 부담스러워 한다. 언더핸드 투수가 우타자 바깥쪽에 형성되는 포심과 커브, 좌타자 바깥쪽으로 날아드는 투심과 체인지업을 볼배합 기본으로 설정하는 이유다. 때문에 타자들은 홈플레이트에 최대한 붙어서 몸쪽 공은 맞아도 좋다는 각오로 임한다. 잘 제구된 공에는 쿨하게 삼진으로 돌아서면 된다는 단순한 전략이 때로는 복잡한 수싸움보다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SK 로맥이 30일 고척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 6회 타석에서 몸에 공을 맞고 있다. 손목 위쪽을 때린 공이 떨어지고 있다. 고척| 배우근 기자 kenny@sportsseoul.com
SK 김강민 최정, 제이미 로맥, 이재원 등은 넥센 한현희를 상대로 이 전략에 매우 충실했다. 공이 조금이라도 몸쪽 스트라이크존을 파고 든다 싶으면 히팅 포인트를 더 앞으로 끌고 나와 파울을 쳐도 좋다는 식의 공략을 했다. 대신 바깥쪽은 비슷하면 스윙하는 전략으로 임했다. 2회초 터진 로맥의 우월 선제 솔로 홈런은 잠수함 계열 투수를 상대로 어떤 타격이 이상적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스윙이었다. 물론 6회초 1사 1, 3루에서 한현희가 던진 몸쪽 투심에 스윙을 하려다 팔뚝에 맞는 등의 불상사도 발생한다. 이 또한 선택과 집중에 따른 결과다. 살얼음판 승부 속에서도 SK가 흐름을 내주지 않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넥센 타자들은 단기전 경험이 적은,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가 많다. 평소 하던 타격에 변화를 주면 밸런스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송성문과 임병욱 등 잠수함 킬러로 포진한 좌타자들은 떠오르는 듯한 박종훈의 볼 궤적에 상체가 함께 떠올라 고전했다. 스윙궤도가 만들어지지 않으니 정타가 나올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빈타에 허덕이던 박병호도 지나치게 ‘밀어치겠다’는 의지가 강해 히팅 포인트를 만들지 못했다. 스윙을 시작하기 직전 힘을 모으는 동작 때 상체가 일어나는 김하성도 스윙궤도와 투구 궤적 사이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헤맸다. 이론으로는 공략법을 알고 있지만 실전경험이 부족하니 확신 없는 스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엿보였다.

SK 와이번스 박종훈이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과의 경기에서 2-3으로 뒤진 5회 교체되어 공을 넘기고있다.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그런데 타순이 세 바퀴 돈 5회말 넥센이 전략을 바꿨다. 이른바 ‘한 걸음 더 들어가겠습니다’였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혜성이 SK 수비 시프트를 깨는 우중간 3루타로 포문을 열자 타석에 들어선 송성문이 이전 두 타석과 다른 위치에 섰다. 한 발 가량 투수 쪽으로 이동했다. 점으로 만나던 히팅포인트를 최대한 선에 가깝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바깥쪽 높은 포심에 배트를 내밀어 얕은 중견수 플라이에 그쳤지만 이날 처음으로 박종훈이 던진 공을 띄워냈다. 이어 나선 서건창은 홈플레이트를 왼발 앞에 둘 만큼 이동했다. 배터박스 포수쪽 끝선에 섰던 것을 고려하면 획기적인 도전이었다.

타자들은 타석에서 반 발 정도라도 이동하는 것조차 두려움을 느낀다. 시각 뿐만 아니라 타이밍까지 바뀌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잔뜩 위축된다. 하지만 벼랑 끝에 선 넥센 타자들은 두려움을 과감하게 벗어 던졌다. 어차피 끝날 시즌, 후회는 남기지 말자는 의지가 엿보였다. 넥센의 어린 영웅들이 그렇게 또 하루를 더 벌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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