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동네카페.. 커뮤니티의 두 얼굴, '소통과 권력' 사이

맘카페를 포함한 커뮤니티의 부작용은 비단 어제 오늘 만의 일이 아니다. 2012년 한 맘카페 회원이 채선당 직원에게 배를 걷어차였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던 채선당사건부터 어린이집 바늘학대, 240번 버스, 태권도학원 난폭운전 등 여론을 호도한 사건 모두 커뮤니티 회원의 거짓말로 밝혀졌다.
거주지를 기반으로 한 지역커뮤니티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금전적 이해관계와 커뮤니케이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위험한 공생을 이어가고 있다.
◆집단 정보+금전=갑질 권력
네이버카페에서 ‘맘카페’나 ‘지역’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가입자가 10만~40만에 달하는 커뮤니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률이 늘면서 페이스북, 밴드 같은 채널로 옮겨가는 추세다.
일부 맘카페는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브랜드 홍보 및 후기작성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다. 회원관리부터 홍보업체 지정 등 다양한 업무를 관장하는 운영진 권한이 막강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카페 회원들을 쥐락펴락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역 커뮤니티에 가입했던 한 직장인은 “아는 지인의 소개로 지역커뮤니티에 가입해서 활동했는데 운영진 갑질이 심해서 항의하자 곧바로 강퇴당했다”며 “실제로 만나 따져 묻자 동네에서 얼굴 못 들고 다니게 해주겠다며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김포맘카페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이어졌다.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삭제되는가 하면 신규 회원가입이 중단됐다. 곧바로 사건 당사자인 아이 이모를 옹호하며 그들만의 담합을 공고히 했다. 다른 지역 맘카페에서는 유치원 비리를 언급했다가 운영자에게 경고 쪽지를 받고 강제 탈퇴당한 일도 발생했다.

이해관계에 놓인 업체에 부정적인 게시물은 즉시 삭제되며 글을 올린 회원도 커뮤니티에서 추방시킨다. 온라인커뮤니티 특성상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급속도로 빠르게 퍼지기 때문에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서울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불친절하거나 맛이 없다는 이용후기가 올라오면 매출이 뚝 떨어진다”며 “길 건너 곰탕집은 아이용 의자가 없는데 구해주지 않았다는 글이 올라오더니 맛에 대한 악평이 계속됐고 결국 문을 닫았다. 억울하겠지만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허위사실유포로 고소하거나 일일이 해명댓글을 달려면 오랜시간이 걸린다. 살던 터전을 떠나는 것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커뮤니티가 스스로 자정작용을 거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해를 본 상인들이 맘카페 회원의 입장을 금지시키거나 노키즈존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과거 자신을 ‘파워블로거’로 칭하며 홍보를 미끼로 무전취식했던 사례와 절묘하게 오버랩 된다.
IT업계 관계자는 “일부가 많아지면 전체가 되는 것”이라며 “지역커뮤니티들의 도를 넘어선 갑질과 모함이 국민적인 공분을 사면서 혐오의 대상이다. 무조건적인 비난도 좋지 않지만 별도 규제나 법안이 마련되기 전 커뮤니티 스스로 심각성을 깨닫는 과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탈퇴 러시 “비정상집단 떠난다”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탈퇴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김포맘카페 사건을 계기로 지역커뮤니티의 폐단을 체험했다는 회원들이 급증했다. 여기에 경찰수사도 속도를 내면서 일벌백계하자는 움직임도 커진 상황. 경기 김포경찰서는 숨진 보육교사의 어머니가 제출한 고소장을 접수하고 악성댓글을 단 카페회원을 특정하기 위해 네이버를 압수수색했다.
최근 맘카페를 탈퇴했다는 한 회원은 “결혼하고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사와 맘카페에 가입했는데 최근 발생한 사건을 보고 탈퇴를 결심했다”며 “필요한 정보는 이웃주민에게 물어보고 할인 정보는 대형마트를 이용하면 되니까 큰 불편함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심각한 부작용도 있었지만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지 유출사건과 미미쿠키 등 굵직한 사건을 이슈화한 것도 지역커뮤니티다. 비위생 식당을 비롯해 갑질 업장 고발, 할인정보, 가성비제품 등 집단지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역 문제도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 그러나 연달아 발생하는 지역커뮤니티 사건으로 다른 온라인공동체도 부정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역커뮤니티는 소비자운동이라는 순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활발한 의견교류가 필요하다”며 “특정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방적 소통에서 벗어나 정보공유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자체 규제를 도입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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