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 달인' 임종헌, 구속적부심 신청 포기..왜?

김태훈 2018. 10. 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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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리보다 정치적 고려를 우선한 구속"이라며 법원 결정을 강력히 비판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측이 구속적부심 신청을 돌연 포기해 그 배경을 놓고 궁금증이 일고 있다.

구속적부심이란 형사소송법상 절차로 구속(체포)된 피의자가 "구속(체포) 결정이 잘못됐으니 다시 판단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하는 것이다.

29일 법원 등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은 구속 직후 한때 구속적부심 신청을 적극 검토했으나 결국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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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前차장, 구속 후 이틀째 檢 소환조사 안팎
양승태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수의 차림으로 마스크를 쓴 채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하상윤 기자
“법리보다 정치적 고려를 우선한 구속”이라며 법원 결정을 강력히 비판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측이 구속적부심 신청을 돌연 포기해 그 배경을 놓고 궁금증이 일고 있다. 구속적부심이란 형사소송법상 절차로 구속(체포)된 피의자가 “구속(체포) 결정이 잘못됐으니 다시 판단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하는 것이다. 임 전 차장은 구속 이후 사실상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윗선’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구속적부심, 영장판사보다 높은 수석부장이 심사

29일 법원 등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은 구속 직후 한때 구속적부심 신청을 적극 검토했으나 결국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6일 임 전 차장을 상대로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범죄사실 중 상당한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및 역할,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수사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으므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이튿날 오전 영장을 발부했다.

통상 구속된 피의자가 구속 결정에 반발해 구속적부심을 신청하면 애초 영장심사를 했던 법관과는 다른 판사가 심사를 담당한다.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모든 형사합의부 법관과 형사단독판사들을 총괄하는 형사수석부장판사(고법 부장판사급)가 구속적부심을 맡는 게 보통이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김종호 형사수석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21기로 연수원 16기 출신인 임 전 차장보다 5기수 아래 후배다.

구속적부심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긴 하나 사안에 따라선 형사수석부장판사가 영장전담 법관의 결정을 뒤엎고 석방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지난해 국군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등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해 구속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신광렬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가 주재한 구속적부심을 거쳐 풀려난 것이 대표적이다. 검찰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히 반발했으나 결국 김 전 장관은 구속수감 11일 만에 구치소에서 석방됐고 지금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 전념키로 방침 정한 듯… '수의' 차림 고집도

임 전 차장이 구속적부심 신청을 포기한 건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임 부장판사가 밝힌 구속 사유를 보면 ‘범죄사실 중 상당한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다’는 구절이 들어 있다. 법관 경력이 제법 되는 부장판사가 이 정도 강한 표현을 썼다는 것은 구속 사유가 충분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무리 형사수석부장판사라고 해도 이 정도 사유로 구속된 피의자를 원래 결정을 뒤엎어가며 풀어주긴 부담스러울 것이란 판단을 했을 법하다.

변호인을 통해 구속 사유를 확인한 임 전 차장이 직접 포기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 임 전 차장은 법관 시절 내로라하는 ‘형사통’으로 그 자신이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를 지낸 이력이 있다. 나이도 어리고 사법연수원 기수로도 5기수 후배인 김 부장판사 앞에 피의자로 서서 혐의를 변호하고 자신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 자체를 굴욕적으로 받아들여졌을 수 있다.

어차피 구속 결정을 뒤엎긴 어려우니 기소 후 재판 준비에만 전념하자는 신호로도 읽힌다. 임 전 차장은 구속 후 전날과 이날 잇따라 서울중앙지검 법원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양복으로 갈아입을 수 있는데도 굳이 수의 차림을 고집한 데에서 반드시 무죄를 입증해내고 말리라는 ‘집념’과 ‘결기’가 느껴진다는 평이 많다.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 등 ‘윗선’의 지시와 개입 여부 추궁에 사실상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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