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Life] 개인택시 면허도 이혼 때 재산분할?
김모(67)씨는 남편과 사별했다. 자식들을 출가시키고 혼자 살았다. 그러다 2002년 택시 운전을 하는 이모(69)씨를 만났다. 두 사람은 결혼식은 안 했지만 사실상 부부로 살았다. 김씨는 남편이 전처(前妻)와 낳은 자녀들까지 뒷바라지했다. 두 사람의 15년 결혼 생활은 지난해 파탄 났다. 남편이 외도했다.
김씨는 "그동안 헌신한 대가를 달라"며 남편의 개인택시 면허에 대해 재산 분할 소송을 냈다. 남편의 거의 유일한 재산이었다. 사실혼 상태에선 이혼 소송은 안 되지만 재산 분할 소송은 가능하다.
남편 이씨 측은 "혼인 전에 딴 면허이고 면허 가격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산 분할 대상이 안 된다는 취지였다. 남편 측 요구로 재판부가 감정평가법인에 면허 가치 감정을 맡겨 보니 '평가 불가'라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자 김씨 소송을 맡은 법률구조공단은 관할 시청 교통운수과로부터 얻은 개인택시 면허 시세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당시 개인택시 면허가 그 지역에서 대략 1억1500만~1억4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청주지법은 지난 6월 남편에게 "1725만원을 분할해 주라"고 판결했다.
과거 이혼 소송에서 택시 면허가 재산 분할 대상이 된 적은 드물었다. 택시 대수의 수급 상황 등에 따라 면허 가격이 자주 변해 일반화된 가격을 매기기 어렵다 보니 재산 분할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엔 개인택시 면허도 재산 분할 대상으로 삼는 판결이 점차 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해 9월 결혼 20년 차 부부 이혼 사건에서 택시 면허를 8500만원으로 책정하고, 살던 집과 보험금 등을 합한 3억원의 재산을 70(남편) 대 30(아내)으로 분할했다. 배인구 변호사는 "말 그대로 '재산 분할'인 만큼 최근엔 웬만한 재산이면 나누는 게 원칙이고 추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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