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해주 발해성, 규모·축조 방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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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연해주에 있는 발해 토성의 크기와 축조 방식이 밝혀졌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8~9월 러시아과학원 극동 지부 역사·고고·민족 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연해주 남서부 라즈돌나야 강가에 자리한 스타로레첸스코예 발해 평지성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6년부터 러시아 연해주 소재 발해유적에 대한 분포 현황 조사와 발굴 조사를 추진해 발해의 동북방 중심지로 기능한 콕샤로프카 유적, 영역 확장을 보여주는 시넬니코보-1 산성 등 다양한 유적의 실체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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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러시아 연해주에 있는 발해 토성의 크기와 축조 방식이 밝혀졌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8~9월 러시아과학원 극동 지부 역사·고고·민족 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연해주 남서부 라즈돌나야 강가에 자리한 스타로레첸스코예 발해 평지성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스타로레첸스코예 유적은 발해 지방행정구역 15부 중 솔빈부(率濱府) 옛 땅에 있는 평지성이다. 서쪽, 북쪽, 동쪽으로 라즈돌나야 강이 흘러 해자 구실을 하고 있다. 길이 150m의 남벽과 30m의 짧은 서벽이 남아있다.
인근에 흐르는 강 때문에 성 내부 서쪽이 유실되는 등 유적 원형이 계속 훼손돼 성 남벽과 서편 일대를 중심으로 지난해 7월부터 긴급 조사를 통해 그 현황을 기록·보존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스타로레첸스코예 유적 성벽 전체 규모와 축조 방식을 확인했다. 성벽은 강 자갈과 점토로 기초를 다진 뒤 중심부를 폭 4m, 높이 2m 사다리꼴로 판축 기법을 사용해 쌓고 그 위에 흙을 덧쌓았다.
중심부는 점토층과 모래층을 번갈아 가며 20겹 정도를 쌓았다. 판축한 점토층 윗면에서는 목봉(木棒) 등으로 다진 흔적이 확인됐다.

성벽을 쌓고 나서 유실을 막고자 강돌로 윗면을 덮었다. 성벽 전체 폭은 14m에 이른다. 판축은 판자를 양쪽에 대고 그사이에 흙을 단단하게 다져 쌓는 건축방식으로, 한성백제 도성인 서울 풍납토성도 같은 방식으로 쌓았다.
강 때문에 계속 훼손되는 성 내부 서편에서는 강돌을 이용한 지상 구조물 흔적과 구덩이를 판 뒤 돌을 쌓아 벽을 축조한 지하식 저장고를 확인했다.

저장고 내부에서는 다양한 발해 토기, 동물 뼈, 물고기 뼈, 비늘, 철체 손칼 등 당시 발해인 생활상을 연구할 수 있는 유물이 다수 출토됐다.
특히, 이번 저장고에서 출토된 삼족기(三足器)는 원통형인 다리 3개가 흑회색 작은 항아리의 편평한 바닥에 부착된 형태다.

삼족기는 발해 수도 상경성이었던 현재 중국 헤이룽장성 닝안시 인근에서 2점이 출토됐다. 그중 1점은 유약을 바른 발해 삼채(三彩)다. 발해 유물 중 출토가 드문 토기다.
유적은 중국 동북부에서 연해주로 흐르는 강가에 있다. 저장용 구덩이 다수가 성 내부에서 확인되고 있다. 삼족기, 원통형 기대 조각 등 고급 기종도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 조사지역이 발해 중심부에서 연해주 동해안으로 진출하는 데 중요한 물류 거점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8~10세기 동아시아 문화강국인 발해는 그 옛터가 중국, 러시아, 북한에 흩어져 실물 자료를 통한 직접 조사가 힘든 상황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6년부터 러시아 연해주 소재 발해유적에 대한 분포 현황 조사와 발굴 조사를 추진해 발해의 동북방 중심지로 기능한 콕샤로프카 유적, 영역 확장을 보여주는 시넬니코보-1 산성 등 다양한 유적의 실체를 확인했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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