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中알리바바는 어떻게? 해외직구 배송비 '0원'의 비밀

조성훈 기자 2018. 10. 24. 06:3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외직구 배송비의 비밀](종합)

[편집자주] 가격도 비슷한 똑같은 제품을 해외직구하는데 배송비가 천차만별이다.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도 있고 아예 배꼽이 없는 데도 있다. 중국 사이트가 대체로 무료배송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기업의 UN국제우편체계 무임승차를 비판하며 중국에 '우편전쟁'을 선포한 이유이다. 전 세계를 오가는 직구 배송비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들여다보았다.

'알리'는 0원인데, 오픈마켓선 1만원? 천차만별 직구 배송료

[해외직구 배송비의 비밀]①무료배송 해외업체, 배꼽이 더 큰 한국업체…그 비밀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51달러짜리 스포츠 선글라스 구매시 한국까지 배송료. 배송방식에 따라 무료인 경우가 많고 글로벌 탁송서비스들은 20달러 이상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우편이나 현지 업체와 교섭을 통한 무료배송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화면 캡처

얼마 전 알리바바의 해외직구서비스 알리익스프레스를 검색하던 직장인 K씨는 국내 오픈마켓에 배신감을 느꼈다. 이 오픈마켓 직구코너에서 5만8000원에 구입한 싸이클 헬멧이 '알리'에서는 43달러(4만9000원)였던 것이다. 더 '열 받은' 것은 배송료였다. 국내 오픈마켓 직구는 1만원이었던 반면 '알리'는 무료였다.

최근 해외직구 서비스가 급증하는 가운데 배송료를 둘러싼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다. 같은 상품인데도 몰에 따라 배송비가 제각각이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나 미국의 아마존. 아이허브 같은 곳은 바다를 건너오는데도 무료배송인 상품이 많다. 국내 몰을 통해 직구를 했던 소비자들은 손해 본 느낌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외직구 서비스들이 이용하는 국제탁송은 무게와 부피, 거리에 따라 배송료가 달라진다. 많게는 수십 달러까지 청구된다. 그런데 글로벌회사들은 자국에 유리한 UN산하기구 만국우편연합(UPU)의 우편체계를 이용한 우편배송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엄청난 탁송물량을 밑천으로 한 협상 파워로 물류업체의 배송단가를 낮추면서 무료배송을 상시화하고 있다.

중국발 해외직구 확산의 주역인 알리익스프레스가 대표적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우편배송과 함께 자사표준탁송, 국제탁송 등을 이용하고 있다. UPU 우편체계가 중국에 유리하게 돼 있기 때문에 우편으로 보내면 배송기간이 길기는 하지만 거의 무료로 보낼 수 있다. 우편배송 대신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중국내 1500개 물류업체들을 경쟁시켜 배송단가를 끌어내리기도 한다. 몇 천 원짜리 상품이 중국에서 한국고객의 집까지 무료로 올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마존은 월등한 협상력을 이용해 배송단가를 낮추는 경우이다. 아마존은 우편 대신 일반국제탁송을 이용하는데 글로벌 물류업체들과 교섭을 통해 비용을 낮춘다. 아마존이 지난 7월 한 달 동안 한국 구매자를 대상으로 배송비 무료 이벤트를 했던 것도 이 때문에 가능했다. 아마존은 90달러 이상에 대해서는 무게나 부피 제한 없이 무료로 배송해줬다. 당시 국내 직구족들은 대형가전이나 주방용품, 캠핑용품 등을 대거 구매하며 쾌재를 불렀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아마존이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을 체크하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 같다"면서 "아마존은 지금도 상품에 따라 종종 무료배송을 해주는데 막대한 물량 교섭력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건강식품 전문몰인 아이허브 역시 국내 건강기능식품 구매자가 늘어나자 무료배송을 확대하고 있다. 40달러 이상 구매할 경우 무료배송을 하면서 국내 이용객이 매년 급증세다.

반면 G마켓이나 옥션, 11번가, 쿠팡, 위메프 등은 글로벌 업체보다 불리하다. 국내 오픈마켓들은 해외 각국의 셀러(판매자)들을 입점 시키는 방식으로 국내에 직구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우편 대신 국제탁송 서비스를 주로 이용한다. 우편을 이용하면 배송기간이 최대 두 달이 될 수 있고 상품파손이나 분실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국제탁송을 이용하면 입점한 셀러들의 배송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배송단가가 높아진다. 상품가격보다 배송비가 비싼 경우가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소비자들이 직구하는 제품은 가격대가 높은 의류와 스포츠용품 등이 많은데 대부분 안전하고 신속하게 배송받길 원한다"면서 "이 때문에 알리익스프레스처럼 우편을 이용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싼 물건을 주로 구매하는 '알리'와는 배송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성훈 기자

알리바바 국제배송비 '0원'의 숨은 비밀

[해외직구 배송비의 비밀]➁국가별 정산비율 다른 '배달국 취급비'…우편 인프라 국가 부담 구조에서 향후 국가 과제 될 수도

#직장인 김모씨(31)는 종종 중국 쇼핑몰을 애용한다. 중국 현지 판매 가격이 워낙 싼 데다 해외 배송료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서다. 한 켤레에 1달러가 채 안되는 유아용 양말도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배송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지만 국내 쇼핑몰 기본 배송비가 25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강남으로 보내는 배송비보다 중국 베이징에서 부산으로 보내는 배송비가 싸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공격적인 배송료 정책을 내세울 수 있는 건 만국우편연합(UPU) 협약 덕분이다. UPU는 국제연합(UN) 산하 국제 우편 업무를 담당하는 기구. 1874년에 설립됐으며 현재 192개국이 가입돼 있다. 보편적 우편요금으로 회원국간 자유롭게 우편물을 거래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최근 해외 직구 등 국경 없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국가간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UPU조약 어떻길래…中 알리익스프레스 '무료배송'의 비밀=UPU 협약은 국영이든 민영이든 각 나라 우정기관(우체국)간 국제 우편물 거래시 적용된다. 발송 우체국(발송국)은 목적지 우체국까지 물품을 운송하는 비용만 부담하고, 실제 목적지까지의 배송비용은 도착국 우체국(도착국)이 책임진다. 이렇게 되면 배달국 우체국이 손해를 보기 마련. 때문에 생긴 게 ‘배달국 취급비’다. 상대국 우체국의 손실비용을 보전해준다. 거래 당사국간 주기적으로 발송·도착량에 따라 상호 정산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정산비율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우편발전지수(PDI)에 따라 회원국을 4가지 등급으로 구분해 정산 요율을 차등 적용하고 있기 때문. 우편 발전지수가 높은 미국과 호주, 일본, 프랑스는 1그룹, 우리나라는 헝가리, 체코와 함께 2그룹, 중국, 브라질, 멕시코, 태국 등은 3그룹에 포함돼 있다. 3그룹에 속한 중국의 경우 1그룹에 속한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싸게 국제 우편물을 발송할 수 있다.

우편 비용을 둘러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2kg 이하 우편물을 미국과 일본 등지에 발송할 때 이들 나라보다 40~70% 할인된 배송료가 적용된다. 1그룹에 속한 미국, 일본과 3그룹인 중국의 정산요율이 달라서다. 가령 LA에서 뉴욕으로 1파운드짜리 우편물을 보내려면 7~9달러 들지만, 중국에서 뉴욕으로 보내는 데는 3.66달러에 그친다는 주장이다.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음에도 여전히 배송료 할인을 받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트럼프 미국 정부가 UPU 탈퇴 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한 것도 이런 구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경쟁국들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도 무관치 않다. 실제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미끼 마케팅으로 ‘무료 국제배송’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국제우편발송비가 워낙 저렴해 판매기업이 이를 보전해주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옵션 상품으로 무료 배송을 선택했을 경우 배송 기간이 20~38일로 최대 한달 이상이 걸릴 수 있고, 실시간 배송추적이 불가능해 분실 확률이 높다. 때문에 고가상품일수록 채택률이 높진 않고, 사설 배송기업들을 찾는 경우가 느는 추세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中 우편물량, 피해는 아니지만…=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상황이 어떨까. 국내 소비자들의 중국 쇼핑몰 이용이 활성화되면서 매년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 우편물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중국 우편물 물량은 2014년에는 전년 대비 102%, 2015년 83%, 2016년에는 80% 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당장은 미국과 같은 비용 불균형 문제는 없다는 게 우정사업본부의 진단이다. 1-3그룹과 달리 2-3그룹간 배달국 취급비 정산요율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나라별 정산요율은 밝힐 수 없지만, 중국과 한국의 경우 정산요율은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며 “또 취급비 자체가 국내에서 국내로 발송하는 우편비용보다 높기 때문에 해외 유입 우편물량이 많다는 건 우체국 입장에선 이득”이라고 귀띔했다. 중국에서 우리나라 혹은 미국으로 발송할 때 드는 운송 총비용 역시 차이가 크다. 미국에 비해 도착지 배송거리가 짧고 집중 배달 지역이 많아 도착비 배달비용을 따질 경우 미국과는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우편물 배송 자체가 국민 편익의 보편 서비스로 우체국 집배원 인력 유지비와 시스템, 물류창고 등 인프라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고 있는 구조에서 국가간 우편배송 물량의 불균형 문제는 향후 국가적 해결과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우편물량은 중국으로 건너가는 우리 우편물량보다 35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지수 기자

트럼프發 '우편전쟁'…전 세계 中짝퉁 정리효과

[해외직구 배송비의 비밀]③中 우편료 오르면 짝퉁 위축될듯…아마존 등 美전자상거래업자 반사이익
/AFPBBNews=뉴스1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에서 자동차 휠 베어링을 팔던 마이크 드브리스는 수년전 갑자기 판매가 곤두박질쳐 사업을 접었다. 중국회사 때문이었다. 그가 파는 제품은 1개당 5~8달러에 배송비까지 추가해야 했는데 중국회사는 20개짜리 휠 베어링을 9.99달러에 파는 것도 모자라 무료배송을 내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7일 중국을 상대로 '우편전쟁'을 선포한 것도 중국이 UN산하기구인 만국우편엽합(UPU)의 값싼 우편요금을 이용해 미국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들 입장에선 2kg이 안 되는 물건을 살 때 중국에서 구입하는 게 더 싸게 먹힌다. 미 우정공사(USPS)는 2015년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은 불공평한 UPU 협정 때문에 지난해에만 1억7000만달러(약 1925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이 UPU에서 탈퇴하고 우편전쟁이 현실화하면 전 세계 전자상거래 업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을 이탈했던 전자상거래업체들의 귀환이 예상된다.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2011년부터 드브리스 같은 영세 사업자들이 중국 무료배송 공세를 못 이겨 사업을 접거나, 미국을 떠나 거점을 중국으로 옮기는 사례가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원하는 대로 중국에 대한 우편요금 인상이 실행되면 이들이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바이다.

아마존 같은 대형 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업체들이 저렴한 제조원가와 정부의 지원, 거기에 UPU의 저렴한 요금 혜택까지 받으면서 전 세계 전자상거래 경쟁에서 이점을 누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미국업체들이 중국업체들과 힘겨운 가격경쟁을 펼쳤는데 이런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마존의 입점업체 담당자인 크리스 맥케이브도 "미국의 아마존 입점 판매자들은 중국과의 경쟁 때문에 더 이상 몇 센트 단위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AFPBBNews=뉴스1

게다가 저렴한 배송료는 중국산 ‘짝퉁’ 제품이 전 세계로 수출되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아마존 등 미국 이커머스 업체들은 알리바바 같은 업체와의 배송료 경쟁이 수월해질 뿐 아니라 중국산 짝퉁을 판매하는 불량업자도 자연스레 정리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중국 입점업체들이 많은 이베이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이베이 매출의 상당부분은 수만 개에 달하는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이 경쟁에서 밀려나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업체들이 알리익스프레스, 이베이, 아마존 등을 통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배송비 단돈 몇 달러로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특히 이베이에 중국 업체들이 집중돼 있다고 전했다.

이베이 CEO(최고경영자) 데빈 웨닉도 지난 2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은 우리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물건을 보내는 '제1 수출자'라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중국에서 전 세계로 수출되는 수십억 달러의 사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베이측은 미국의 UPU 탈퇴 소식이 전해진 이후 언론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미국의 UPU 탈퇴는 EU(유럽연합) 등 우편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피터 여 유엔재단 부소장은 "미국이 자체적인 요금을 매기기 시작하면 다른 국가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이라며 "그렇게 되면 미국 회사들도 결국 해외에 물건을 보낼 때 더 많은 금액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준 기자

조성훈 기자 search@, 임지수 기자 ljs@mt.co.kr,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