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0년 전 '원조 황금세대' 박병주가 현 황금세대에게 고하다
김용일 2018. 10. 24. 05:40

[호치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아, 그때 얘기를 하실 줄은….”
23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만난 박병주(41) 수원 유나이티드 감독은 ‘올게 왔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박 감독은 20년 전 ‘황금세대’ 주력 요원이다. 문일고~한성대를 졸업한 그는 스피드와 골 결정력을 지닌 공격수로 평가받았다. 지난 1996년 심재원, 박진섭, 조세권, 서기복, 양현정, 김도균, 이관우, 안효연 등 당대 대학, 고교 최고 유망주와 U-19 대표팀에서 뭉쳤다. 일본, 중국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면서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우승을 이끌었다. 이듬해 U-20 세계선수권(현 U-20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 출국 전 리켈메, 아이마르, 캄비아소 등이 포함됐던 1995년 대회 우승팀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에서 1-1로 비기는 등 엄청난 기세를 보이면서 결전지인 말레이시아로 향했다. 그러나 결과는 그 유명한 ‘쿠칭의 악몽’이었다.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에 3-10 참패를 당하는 등 1무2패 쓴맛을 보며 탈락했다. 황금세대 다수가 잊혀진 가운데 박 감독은 A대표팀 자원으로 거듭났다. 만 21세 나이에 1998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경험했고 그해 말 방콕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했다. 그런데 태극마크는 그에게 참으로 가혹했다. 8강에서 홈팀 태국에 연장 승부 끝에 1-2 충격패를 당하면서 또 한 번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는 “성공과 실패는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라며 “그 당시만 해도 프로페셔널한 멘털 트레이닝이 잘 이뤄지지 않은 시대다. 능력이 있는 좋은 선수들이 많았지만 자기 관리나 컨디션 조절은 미흡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세계선수권은 나름대로 2년간 잘 준비했는데 첫 경기 남아공전에서 상대를 압도하고도 무언가에 홀린듯 골이 들어가지 않아 0-0으로 비겼다. 정신적으로 약해졌고 그러면서 강팀과 만나 꼬였다”고 고백했다. 또 “아시안게임 8강 당시엔 경기 전날 선수 대부분이 감기 몸살에 걸리면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지금 A대표팀 시스템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떠올렸다.
기본 시스템부터 온전치 않았기에 그가 바라보는 ‘2018 황금세대’ 복받은 세대다. 박 감독은 “지금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은 손흥민부터 김민재, 이승우, 황희찬 등 훌륭한 후배들이 선수생활하는 것을 보면 솔직히 많이 부럽다”며 “유럽 리그 뿐 아니라 K리그도 상당히 선진리그 수준 프로그램으로 선수 관리가 잘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 속에서 헌신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자기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건 진리다. 경기 중 욕심을 내고 개성을 드러내는 건 분명히 창의적인 플레이를 가능하게 한다. 다만 대표팀 테두리에서는 헌신이 기본이 돼야 한다. 요즘엔 헌신하는 선수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건 ‘감독과 선수의 신뢰’, ‘신구조화’라고 했다. “베테랑 선수가 중심을 잡고 팀을 이끌면서 소통을 장려하는 건 개성이 강한 시대에 기본 덕목이 됐다. 기본 밑바탕은 감독이 선수가 믿고 따를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5분이든, 10분이든 선수가 자기 역할을 숙지하고 책임있는 플레이를 하게 된다”고 했다.

5년 전 FC오산 감독으로 유스 지도자 세계에 뛰어든 그는 2016년 창단한 수원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아 올해 MBC축구꿈나무 여름대축제 U-12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팀에 주어지는 베트남 V리그 유스팀과 교류전 참가를 위해 호치민으로 날아왔다. 그는 “볼에 대한 감각을 강조하는 편이다. 기본기는 사실 너무 포괄적인 얘기다. 축구장에서 나올 동작을 반복하고 실전에서 실수를 줄이는 게 기본기라고 생각한다. 성인 축구라면 전술, 시스템을 논하지만 초등 수준은 이게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축구를 통한 교육에 큰 흥미를 느낀다. 그러나 국내 현실상 클럽 지도자가 차량 픽업이나 부모 설득, 운동장 섭외 등을 도맡아야 한다. 교육에 쏟는 열정이 분산돼 아쉬울 따름”이라고 했다. 어느덧 그의 꿈은 유소년 지도자를 넘어 행정가를 지향한다. 그는 “초·중등 선수들은 어떻게 성장할지 아무도 모른다. 국내에서 축구하는 모든 아이들이 ‘골든에이지’라고 생각한다. 특정 선수에게만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모든 팀, 선수가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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