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원금 받지? 월급 줄일게"..야근·휴일수당도 '0원'

윤정혜 2018. 10. 23. 23:46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사립유치원의 비리 유형을 하나씩 보도해 드리고 있는데 오늘은 교사들의 인건비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사립유치원 교사들의 월급은 국공립 어린이집보다 훨씬 적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정부는 국가 예산으로 교사들에게 매월 최대 59만 원의 처우개선비를 주고 있는데요.

그런데 일부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이 처우개선비가 있다는 이유로 오히려 월급을 적게 주는가 하면 자체 호봉표까지 만들어서 담합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윤정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사립유치원 교사의 1년치 근무 기록입니다.

거의 매일 12시간 이상, 주말에도 일했지만 초과 근무 수당은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월급은 240만 원, 국공립 수준의 월급을 줬으니 수당이 없는 게 당연하다는 겁니다.

[A씨/서울 사립유치원 교사] "다른 데보다 많이 주니까 '돈값' 하라고. 늦게 퇴근하면 새벽 2시에도 나가고, 새벽 1시에도 나가고…. 선생님들만 이렇게 볶아대도 유치원은 돌아가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1년 뒤, 유치원을 그만두면서 그동안 받지 못한 수당 1천만 원을 달라고 하자 협박만 돌아왔습니다.

[A씨/서울 사립유치원 교사] "저희 아빠가 일하시는 곳에 직접 전화가 와서 '딸이 지금 이러시고 있으니 막으시라. 안 그러면 사립유치원총연합회 표결에 부쳐서 안건으로 회부하겠다'고…. 다시 말해 블랙리스트에 올린다는 거죠."

대가를 받지 못하는 잦은 야근과 휴일 근무는 이 유치원만의 일이 아닙니다.

[전 사립유치원 교사] "어떤 학부모님께서 선생님들 그렇게 야근하면 피곤하셔서 우리 아이들 어떻게 보냐, 퇴근 일찍 시켜달라고 전화로 민원을 한 번 넣으셨더니 그다음부턴 불 끄고 교사실에서 일하라고…."

정부는 사립유치원 교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1인당 매달 50여만 원을 지원해줍니다.

하지만 교사들은 오히려 이 지원금을 핑계로 원장들이 국공립보다 턱없이 낮은 호봉표를 만들고, 지역별로 담합까지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에 수당까지 받지 못하다 보니 임금 격차는 더욱 벌어집니다.

[경기도 용인 사립유치원 교사] "원장은 그냥 '연합회에 이런 호봉표가 있다'고…. 처우개선비가 나오지만 기본적으로 원에서 받는 금액은 많이 낮다 보니까."

심지어 가짜 교사를 등록해 처우개선비를 허위로 타낸 유치원도 지난 5년간 경기도에서만 370여 곳에 이릅니다.

과연 정부는 누구를 위한 처우 개선비를 지원해줬던 건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

윤정혜 기자

[저작권자(c) MBC (www.im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