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선수에게 '은사' 박만채 감독으로부터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서장원의 폴레터]

서장원 2018. 10. 23.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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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이정후에게 2년차 징크스는 남의 나라 얘기다.

다행히 네가 잘 극복하고 성장해서 감독으로서 굉장히 고맙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힘든 상황에서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지도자들이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성실하게 해내는 선수였다.

앞으로 경기에서도 부상 꼭 조심하고 지금까지 잘해온 것처럼 너만의 철학을 유지하면서 누구에게나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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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스승 휘문중 박만채 감독. 사진제공 | 박만채 감독

[정리=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넥센 이정후에게 2년차 징크스는 남의 나라 얘기다. 올시즌 어깨 부상으로 장기간 1군에서 이탈했음에도 다시 돌아와 맹타를 휘둘렀고 지난해보다 나은 타율 0.355을 기록하며 정규 시즌을 마감했다. 프로 2년차에 처음 밟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방망이는 주춤하고 있지만 연이은 호수비로 왜 자신이 넥센의 주전 외야수인지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가을 야구 무대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드높인 이정후를 뿌듯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이정후의 은사 휘문중학교 야구부 박만채 감독이다. 이정후가 무등중학교에서 휘문중학교로 전학오면서 사제의 연을 맺은 박 감독은 낯선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정후에게 큰 힘이 됐다. 이정후의 중학교 시절을 또렷히 기억하고 있는 박 감독이 정성 가득한 메시지를 보내왔다.<편집자주>

정후에게.

정후야, 박만채 감독이다. 이렇게 제자에게 편지를 보내는게 어색하지만 중학교 시절부터 널 지켜봐 온 내 마음이 이 글을 통해 잘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구나.

너와 처음 만났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예전 겨울에 경기를 하러 광주에 갔었을 때가 내가 기억하는 첫 만남인데, 그 때 당시에는 체격이 왜소했지만 야구 센스가 아주 좋아보였지. 이후 네가 광주에서 서울로 전학왔을 때 환경이 바뀌다보니 적응하는데 힘들고 불편해 했는데, 지켜보는 입장에서 그런 모습이 많이 안쓰러워 많이 도움을 주려고 했다. 다행히 네가 잘 극복하고 성장해서 감독으로서 굉장히 고맙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몸이 성장하면서 기량적으로 많이 발전했지만 내가 생각하는 정후의 가장 큰 장점은 남다른 멘탈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지도자들이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성실하게 해내는 선수였다. 너도 힘들었을텐데 오히려 동료들을 다독여주면서 분위기를 이끄는 네 모습을 보며 나중에 대성할 재목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2018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넥센 이정후가 7회말 우전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사실 네가 좋은 선수가 될 거라는 믿음은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프로무대에 적응하고 기량이 성장할 줄은 몰랐다. 어려서부터 기본기가 탄탄했고 강한 멘탈이 뒷받침됐기에 지금처럼 좋은 활약을 보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한 번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될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는 성실한 태도가 지금의 너를 만들었다고 본다. 현장에서 지도를 하다보면 목적지까지 도달하게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선수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정후 너였다. 너의 그런 마음이 전달됐기에 나 역시도 너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고 했단다.

정후가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무대에서 뛰는 걸 보면서 마음이 정말 뿌듯했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간 것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구나. 2차전에서 다쳐 남은 경기에 출전 못한다는 소식에 너무 마음 아팠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경험이 너의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경기에서도 부상 꼭 조심하고 지금까지 잘해온 것처럼 너만의 철학을 유지하면서 누구에게나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절대 안주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성장해서 KBO리그에 한 획을 긋고 존경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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