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6·25보다 비참"..여순사건 70년 만에 진압군 증언 첫 공개

양창희 2018. 10. 19.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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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70 년전 여순사건 당시 국군이 민간인들을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증언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좌익 부역자들을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자행된 당시 진압군,즉 국군들의 증언을 양창희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리포트]

여순사건 당시, 좌익에 협력했다는 이유만으로 민간인들의 생사는 엇갈렸습니다.

부역자 색출과 민간인 학살 등 진압에 나섰던 군인들이 남긴 증언록입니다.

한 하사관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부역 혐의 민간인을 무자비하게 죽였다"라고 고백합니다.

"실탄이 아까워 일본도로 목을 쳤고, 악질적인 동네는 불을 질렀다"라며 "엉터리 같은 전투를 했다"라고 말합니다.

다른 장교는 "반란군이 지나갈 때 밥 한 덩어리만 줘도 혐의를 받았으며, 간단한 고발로 종신형이 내려졌고 그 자리에서 총살했다"라고 털어놓습니다.

"애매한 사람을 많이 죽였고 여학생들, 꽃 같은 학생들이 다 죽었다"라며 "6.25전쟁에도 참여했지만, 그렇게 비참한 전투를 본 일이 없다"라고 당시를 회고합니다.

국방부 군사편찬위원회가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진압군을 면담해 작성한 증언록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정인화/민주평화당 의원/여순사건 특별법안 발의 : "양민 학살의 방법이 매우 잔인하고 적나라해서 소름끼치는 장면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국방부는 증언록을 토대로 여순사건을 서술한 '한국전쟁사' 등을 펴 냈지만, 민간인 학살의 참상은 누락됐습니다.

[주철희/여순사건 연구 역사학자 : "토벌군들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가 없거든요. (증언록은) 당시 얼마나 군경에 의해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는가를 증명하고 있는 거죠."]

민간인 학살을 부정해 온 국방부는 추가 조사를 통해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양창희기자 (shar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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