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맞는' 교도관들..4명 중 1명 정신건강도 '위험'
[앵커]
한 남성이 갑자기 얼굴을 들이받습니다. 또 다른 남성은 위협하는 손짓을 하더니 달려들어서 주먹질을 합니다. 모두 지난달 교도소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폭력을 휘두른 사람은 재소자였고, 맞은 사람은 교도관이었습니다. 올해만 70명 넘는 교도관이 이렇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기자]
한 교도관이 소란을 피운 재소자를 생활지도 교육 장소로 데려갑니다.
저항하던 수용자가 갑자기 교도관을 향해 주먹을 날립니다.
머리로 얼굴을 세게 들이 받기도 합니다.
또 다른 교도소의 진료실입니다.
재소자가 교도관에게 달려들어 여러 차례 주먹을 휘두릅니다.
자신이 요구하는 약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피해 직원은 뇌진탕, 불안 장애 등 진단을 받아 2달 간 병가를 냈습니다.
면담을 하던 수용자가 갑자기 컴퓨터를 집어 들어 바닥에 던지고, 발길질도 합니다.
올해 재소자가 교도관을 폭행해 형사 입건된 사례는 9월까지 71건입니다.
침을 뱉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 물리적인 힘을 써 내부 징벌을 받은 경우는 지난해만 200건이 넘습니다.
교도관을 상대로 한 폭력이 줄지 않고 있습니다.
폭행을 당한 경험은 트라우마로 남습니다.
[김모 씨/폭행 피해 교도관 : 수용자가 약간 삐딱한 표정이나 모습을 보이면 두려워지고…별다른 보호장치 없이 수용자를 관리하다 보니까.]
물리적인 폭행만이 아닙니다.
교정본부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교정공무원 4명 중 1명은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교정공무원 10명 중 1명꼴로 고소·고발을 당했지만, 대부분 무혐의나 각하 처분됐습니다.
[장길종/안양교도소 계장 : 자기 요구에 안 맞으면 고소장 쓸 수 있고, 쓰겠다고 협박도 하고…적극적으로 수용자 관리하는 데 다소 위축이 되죠.]
현재 재소자 수용 인원도 시설 정원보다 15% 많습니다.
인력은 늘지 않고, 시설 확충도 번번이 반대 여론에 부딪힙니다.
[표창원/의원 (국회 법사위원) : 재소자의 인권이 보장되려면 무엇보다 교도관들의 인권이 보장되고 처우가 개선돼야 합니다.]
(화면제공 : 법무부 교정본부)
(영상디자인 : 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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