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교황, 사실상 방북 수락.."공식 초청장 오면 갈 수 있다"

입력 2018. 10. 1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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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식 초대장을 보내달라. 나는 갈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전달하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놓은 답변입니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서, 사상 첫 교황 방북도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19일) 영국, 독일과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에서는 교황 방북관련 속보, 또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소식을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1박 2일간의 교황청 방문은 파격에 파격을 거듭했습니다. 바티칸 심장부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는 유례없는 개별 국가를 위한 미사가 집전됐죠. 교황청 '넘버 2', 파롤린 국무원장의 한국어 인사로 시작됐습니다.

[피에트로 파롤린/교황청 국무원장 (현지시간 지난 17일) :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

현지시각 18일, 낮 12시가 가까워지면서 바티칸 교황궁에는 태극기가 걸렸습니다. 교황과의 단독 면담을 위해 교황궁을 찾는 문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서였죠. 성 베드로 광장을 가로질러서 캄파네 문을 통과, 이렇게 교황궁에 들어선 문 대통령의 손을 교황이 맞잡으면서,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됐습니다.

[프란치스코/교황 (현지시간 지난 18일) : 환영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대통령님.]

[바티칸 교황청 방문 (현지시간 지난 18일) :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방문했지만, 또 '디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교황님을 뵙게 되어서 너무나 영광스럽습니다.]

문 대통령은 2014년 교황이 방한 때 보여준 행보에도 재차 사의를 표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과 위안부 할머니, 꽃동네 주민 등 사회 약자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신 데 감사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교황은 "미사를 집전할 때 위안부 할머니들이 맨 앞줄에 앉아있었다"며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이어서 비공개 면담이 진행됐는데요. 교황을 '개인 알현'하는 것은 일종의 고해성사와 같아서, 대화 내용은 절대 비밀, 기록 조차 불가능합니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초청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관계자들은 교황이 과연 어떤 답변을 줄 지 초조하게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약 40분이 지나서 서재 밖으로 나온 문 대통령의 표정, 다행히 밝았습니다. 곧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취재에 나섰는데요. 유일한 배석자이자 통역을 맡았던 한현택 신부는 교황의 반응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

[한현택/신부 (음성대역) : 교황께서는 이탈리아어로 '나는 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영어로 하면]

Available 입니다.

+++

우리가 이탈리아어를 잘 모르니까 한 신부가 직접 영어로 풀어서 설명을 해줬습니다. 워낙 짧아서 제대로 못 들으신 분들을 위해서 한 번 더 들어보겠습니다.

+++

Available

+++

조금 더 천천히 한번 더 들어보시죠.

+++

Available

+++

조금더 천천히, Repeat after her.

+++

A-vai-l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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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티브 스피커 박 반장의 목소리였습니다. 역시 통번역과 출신 다운 정확한 발음이죠. Available, 형용사입니다. '구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이라는 뜻입니다. "I'm available." 난 시간이 있고, 가능하다. 사실상 방북 초청에 '화답'을 한 것입니다.

교황청과 조율을 마친 청와대의 발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먼저 "김정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 라고 물었고,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이 전한 말로도 충분하지만,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습니다"라고 답을 했습니다. 또 교황은 "한반도 평화를 추진하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두려워 말고 나아가라"고도 이야기 했습니다.

당초에 '즉답'을 주지 않을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기대 이상의 반응이 나오면서 교황의 사상 첫 방북 준비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입니다. 벌써부터 그 시기가 언제가 될 지,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가장 유력한 시점은 내년 봄입니다. 교황이 이미 일본 방문을 약속한 데다, 중국도 초청장을 보내놓은 상태기 때문이죠. 통상 해외 순방 때, 지리적으로 가까운 두 세개 나라를 이렇게 묶어서 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때 북한을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북한은 늦어도 올해 말에는 공식 초청장 또는 필요에 따라서는 특사를 보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평창올림픽 때 친서를 들고 왔던 김여정 부부장이 한 번 더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예상 밖의 성과를 낸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교황과 서로 준비한 선물을 교환했습니다. 키워드는 '평화'였습니다. 평화의 염원을 담은 올리브가지와 성모 마리아 상, 또 묵주가 건네졌습니다.

[프란치스코/교황 (현지시간 지난 18일) : 이 올리브 가지를 대통령님께 드리고 싶습니다. 로마의 예술가가 만든 것입니다. 평화의 염원을 담았습니다. 올해 평화를 위한 저의 메시지에 서명을 해서 대통령님께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드립니다.]

[바티칸 교황청 방문 (현지시간 지난 18일) : 이것은 한국에서 저희가 준비를 해온 건데, 예수님의 모습을 우리 한국인의 얼굴로, 토착적으로, 그러면서 성스럽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프란치스코/교황 (현지시간 지난 18일) : 너무 아름답습니다.]

[바티칸 교황청 방문 (현지시간 지난 18일) : 같은 분의 작품인데 우리 성모마리아, 역시나 우리 한국 여인의 얼굴로 이렇게 형상화했습니다.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두 손을 모아서…]

[프란치스코/교황 (현지시간 지난 18일) : 감사합니다. 너무 아름답습니다.]

훈훈한 장면이었죠.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교황, "초청 오면 무조건 응답"…사실상 방북 수락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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