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 "욱일기 논란 역사 길지 않아..日에선 문제된 적 거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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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자위대가 군함기로 사용하고 있는 전범기인 욱일기 게양 문제와 관련 우익 성향의 일본 산케이신문은 18일 "욱일기가 한일 양국에서 문제된 시기는 길지 않다"며 우리나라가 최근 들어 이를 문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이날 "한국에서는 구 일본군의 군기이기도 한 욱일기를 전범기로 단정하려는 움직임이 횡행하고 있지만 한국이 욱일기를 비난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얼마 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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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 해상자위대가 군함기로 사용하고 있는 전범기인 욱일기 게양 문제와 관련 우익 성향의 일본 산케이신문은 18일 "욱일기가 한일 양국에서 문제된 시기는 길지 않다"며 우리나라가 최근 들어 이를 문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이날 "한국에서는 구 일본군의 군기이기도 한 욱일기를 전범기로 단정하려는 움직임이 횡행하고 있지만 한국이 욱일기를 비난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얼마 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 국내에서 욱일기가 문제시된 적은 거의 없다"고 했다.
산케이의 주장대로 일본 내에는 전범기인 욱일기를 자국 군함기로 사용하는데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국회의사록 데이타베이스에서 일본의 패전일인 1945년 8월15일 이후 '욱일기'를 검색해본 결과, 현재까지 국회에서 욱일기에 대해 거론된 것은 총 14번에 그쳤다. 그마저도 대부분은 욱일기 사용을 옹호하는 내용이었다.
그나마 전범기를 군함기로 사용하는데 문제의식을 느낀 것은 몇몇 의식있는 일본 야당 의원들이었다. 일본 국회의사록을 확인해본 결과, 1991년 진보계 야당 의원이었던 아와모리 다카시(粟森喬·71)는 참의원 본회의에서 욱일기를 게양하고 항행한 해상자위대를 비판한 바 있다.
아와모리 의원은 당시 해상자위대 함정이 걸프전 후 기뢰제거를 위해 페르시아만을 항행하면서 전범기인 욱일기를 내걸고 구일본 해군의 군함 행진곡을 틀었던 것에 대해 "아시아 (피해국) 사람들이 어떻게 느꼈겠느냐"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2003년에는 또 다른 진보계 야당 의원인 가와하시 유키코(川橋幸子·80) 의원이 일본 정부에 자위함이 욱일기를 게양하지 않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산케이는 "욱일기가 자위대 군함기로 지정된 1954년을 포함해 국회에서 욱일기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적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전범기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일본 정부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지난 11일 열린 제주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함을 파견할 예정이었으나 우리 정부가 국민정서를 감안해 일본 국기와 태극기만 게양할 것을 요구하자 이에 반발해 불참했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지난 16일 기자들에게 오는 19~2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5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기간 정경두 한국 국방장관에게 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욱일기(旭日旗)는 아침햇살이 퍼져나가는 모양을 형상화한 군기로 1870년 일본 육군이 처음 사용했다. 이후 태평양전쟁 등 일본이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때 전면에 내걸리면서 일본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로 통한다.
비슷한 예로 나치 독일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했던 갈고리 십자가 문양의 깃발인 '하켄크로이츠'를 들 수 있는데, 독일은 스스로 전범기로 규정해 법으로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일본은 1954년 자위대 발족에 따라 육상자위대 '자위대기'로, 해상자위대에는 '자위함기'로 욱일기를 정식 채택하며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뒤 일본을 통치하던 연합군최고사령부(GHQ)로부터 욱일기 사용을 금지당하지 않은 것을 근거로 욱일기 사용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선 일본 군국주의의 침략을 상징하는 깃발로서 욱일기에 대한 반감이 여전히 크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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