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찌검은 했지만 폭행은 아니다?..노숙인 강제노역 의혹
<앵커>
제주도의 한 노숙인 생활 시설에서 강제 노역과 잦은 폭행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시설 측 해명이 좀 많이 황당한데요, 손찌검은 했지만, 폭행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JIBS 구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998년 인가를 받은 노숙인 생활원입니다. 한 생활원이 낫으로 풀을 베고 있습니다.
[생활원 원생 : (폭행이) 아주 얼마나 지독한지. (지독해요?) 지독하면. 아유 '이XX' 하면 나가떨어져. (어떻게 빌었어요?) 다시 안 한다고 빌었지. (어떻게 빌었는데?) 막 이렇게.]
또 다른 생활원은 동이 막 튼 새벽부터 밭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 남성이 소리를 치며 이 생활원을 부릅니다.
[너 지금 너랑 싸우려고 하는 거야 뭐야, 나랑 싸우려고 그러지. 아 정말 더럽게 말 안 듣네.]
이곳에 사는 생활원들은 원장 소유 밭에서 일하는데 생활원들이 동원되기도 했다고 증언합니다.
[생활원 원생 : (들어본 적 있으세요, 귤 따러 간다는 얘기, 단체로?) 들어봤지. (누구 밭으로 간다는 얘기 들어보셨어요?) 원장 밭이지, 누구 밭이야.]
해당 노숙자 생활원을 찾았습니다. 해당 시설 원장은 가족 소유의 감귤 농장에서 생원들이 일하는 등 노동이 있었지만, 이들의 재활을 위한 활동이었고 강제성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일부 원생에 대해 손찌검을 하긴 했지만, 폭행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생활원 원장 : 그것(폭행)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손찌검은 해. 저녁 내내 물을 틀어놔 버린다든가. 닭이나 토끼를 몰래 팔아버렸다든가. 이런 일이 많이 있어. ]
노숙인을 보호한다는 시설에서 폭행과 강제 노역 의혹이 제기된 만큼 신속한 실태 조사가 시급합니다.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단독] "지독한 폭행, 막 빌었다"..노숙인 시설 강제노역 의혹
- [인터뷰] 이국종 "'날아다니는 응급실' 승인 지점, 한국만 집착"
- [단독] "지독한 폭행, 막 빌었다"..노숙인 시설 현장 취재
- 달랑 두부 2모로 수십 명 국 끓였다..어린이집 비리 폭로
- '한반도 7배' 바다 위 거대 쓰레기섬 '둥둥'..기막힌 실태
- '음주 인터뷰' 김지수 "컨디션 난조, 프로답지 못해 죄송" 사과
- 40분 걸릴 병원을 4시간 만에..해경의 '억울한 죽음'
- 차 유리 깨질 정도의 거친 우박..온몸으로 막아낸 모성애
- "누가 남을지 떠날지 몰라 불안"..예멘인들 '긴장 역력'
- '여대 알몸 사진' 20대 영장 기각.."증거인멸 염려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