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가 급한데..승인 지점만 갈 수 있는 '닥터 헬기'

김수영 기자 2018. 10. 1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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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달 전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해경 대원 1명이 훈련 중 사고로 숨졌습니다. 해경과 119 구조대, 닥터헬기까지 당시 3곳에 헬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헬기 이송이 이뤄지지 못했고 골든타임을 놓친 결과란 지적이 나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는 닥터헬기 운영의 구조적인 문제를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10일 오전 10시 1분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해상종합훈련에 나선 해경 승무원 57살 박 모 씨가 닻을 올리고 내리는 양묘기에 다리가 끼어 왼쪽 허벅지가 절단됐습니다.

여수 해경은 서해지방청과 119구조대, 닥터헬기 운영업체, 이렇게 3곳에 헬기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전남 닥터헬기는 허가받은 착륙장소가 아니라며 이륙도 하지 못했고, 119구조대 헬기는 해경이 자신들 헬기를 쓰겠다고 해 역시 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해경은 부두에서 5.3km 떨어진 헬기장에 헬기를 대기시키곤 박 씨를 구급차로 실어오라 했습니다.

환자 박 씨는 결국 근처 병원으로 다시 대학병원으로 옮겨 다니다가 사망했습니다.

박 씨가 우여곡절 끝에 사고 4시간 15분 만에 도착한 전남대 병원은 헬기론 40분 거리입니다.

닥터헬기가 국내엔 6대 있지만, 이착륙 승인 장소인 '인계점'이 아닌 곳에 원칙적으로 출동 못 하다 보니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국종/아주대 교수 : 인계점 가지고 그렇게 하는 데는 전 세계에서 여기(우리나라)밖에 없어요. 최소한의 안전공간만 확보되면 어디든 내려앉을 수 있는 게 소방헬기 장점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아요. ]

그나마 지정된 인계점도 관리가 부실해 각종 장애물이 널려 있기도 합니다.

[김성찬 의원/국회 농해수위 (자유한국당) : 긴급 재난, 재해, 인명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갖고 있는 국가 총자산을 운영하는 것, 그런 시스템이 안 되어 있는 거죠.]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가 이름값을 할 수 있게 인계점을 확대 지정하고 제대로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김수영 기자sw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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