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타는 삼성전자..6兆 투자한 화성 EUV 라인에 총력전

장은지 기자 2018. 10.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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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화성 EUV(극자외선) 라인 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험생산을 거쳐 2020년부터 본격 가동하고 시황에 따라 추가 투자가 이뤄진다. (삼성전자 제공) 2018.2.23/뉴스1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내년 하반기 완공되는 화성 EUV(Extreme Ultra Violet, 극자외선)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생산라인을 두고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화성 EUV라인의 진척사항과 7나노(nm,나노미터) 이하 파운드리 고객 확보 등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현재 가장 큰 고객인 미국 퀄컴과 엔비디아를 비롯해 IBM, 대만 TSMC로 돌아선 애플까지 주요 메이저 고객사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6조원을 투자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는 공장 건설 현장을 볼 때마다 피가 마른다는 것이 삼성전자 고위임원들의 이야기다. 특히 최근 TSMC가 내년과 내후년 출시되는 애플 '아이폰'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단독 수주해 7나노와 5나노 공정 고객을 선점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애플 역시 EUV를 활용한 7나노 공정은 아직 생산 전이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TSMC보다 먼저 안정적인 수율로 7나노 EUV 공정 양산에 성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다만 지난 8월 세계 2위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가 차세대 공정기술인 7나노 EUV 공정 포기를 선언하면서 IBM 등 굵직한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다. EUV 공정의 높은 기술장벽으로 업계에서는 전통적 강자인 세계 1위 TSMC와 공격적 투자와 기술로드맵을 내세운 삼성전자의 양강구도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중국 화웨이와 미국 애플 등 거대 고객을 둔 TSMC에 맞서 현재 4위인 삼성전자가 세계 2위 목표를 달성하려면 대형 고객사와 높은 수율이 뒷받침 돼야 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은 현재 기술 난이도가 높은 7LPP (7나노 Low Power Plus) 공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처음 도전해보는 EUV 장비를 적용한 최초 로직 공정으로 올해 하반기 시험생산 성공이 목표다. 최대 고객사인 퀄컴은 7나노 공정에서 TSMC와 손잡았다 지난 2월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7나노 공정(7LPP, Low Power Plus) 기반 5G 모뎀칩 생산을 우선 맡겼다. 간신히 퀄컴의 손을 다시 잡은 데다 차세대 노광장비인 EUV를 적용하는 도전적 공정이어서 삼성전자의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TSMC와 삼성전자 모두에 물량을 주며 멀티벤더 전략을 썼던 애플이 '아이폰8'부터 TSMC에만 생산을 맡기고 있는 반면, 퀄컴의 경우는 삼성전자와 치열한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TSMC와도 협상하는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반도체업계가 주목하는 삼성전자의 EUV 라인은 기술 장벽이 높아 파운드리업계 1위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뛰어들 만큼 반도체업계의 '변곡점'으로 꼽힌다. 반도체 칩 제작 공정 중 반도체 회로가 미세화 될수록 노광(사진기와 같은 원리로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프린팅하는 과정) 기술이 중요하다. EUV를 사용하면 미세한 회로를 만드는 공정수를 줄일 수 있어 생산성이 향상된다. 다만 1대에 2000억원에 육박하는 장비 가격과 까다로운 기술이 문제다. 인텔도 EUV 공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월 화성의 EUV 개발라인을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한 것도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장이 훨씬 큰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향후 패권이 EUV 라인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EUV 개발라인을 점검한 뒤 "반도체 1등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EUV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의 ASML은 2019년을 EUV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ASML 최고경영자(CEO) 피터 베닝크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업계에 18대의 신규 EUV 장비가 도입됐고, 2019년에는 30대의 EUV 장비를 선적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며 "2019년 고객사에서 처음으로 EUV 장비를 양산에 활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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