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에듀파인 어렵다더니, 1개월 경력의 유치원 교사도 5분이면 OK!

CBS노컷뉴스 김영태 기자 2018. 10. 18.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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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사립유치원, 학부모의 품으로] ⑮
사립유치원 전수 감사보다 에듀파인 확대가 합리적 선택
에듀파인 어렵다더니, 2-3번 따라하면 숙달 10분 이내 처리
사립유치원, 에듀파인 사용이 어려운게 아니라 두렵기 때문
교육부, '사립유치원 눈치보며 그들의 입장 대변' 의심 받아
교육부장관 주재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 민심 반영 못하면 역풍 예상

사립유치원에 매년 2조원이 넘는 돈이 정부 누리과정예산으로 지원되고 있다. 그럼에도 학부모들의 원비 부담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정부 예산 집행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국회의원들과 교육부 관료, 법조인들도 노골적으로 사립유치원을 편든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이에 따라 CBS노컷뉴스는 '고삐 풀린 사립유치원, 학부모의 품으로' 연재 보고서를 통해 사립유치원의 회계투명성 확보 방안을 비롯한 법과 제도의 개선점을 모색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교육부, '사립유치원 회계' 국가관리 포기
②사립유치원 국가 회계시스템 중단, SW 영향평가 때문이라더니
③ [사실은...]교육부 "사립유치원 회계시스템 도입 추진 중"이라는데
④'사립유치원 회계 국가관리' 실종…교육부, 약속 파기
⑤'유치원은 학교!'…사립유치원도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마땅
⑥사립유치원, 국가지원 없다더니…국고지원비율 최소 45%
⑦국공립유치원 취학률 40%까지 확대… '빨간 불'
⑧[기자의 창] "사립유치원 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이 답이다"
⑨유은혜,"사립유치원 회계, 민간 회계프로그램 아닌 국가관리"
⑩토론회 방해 사립유치원 원장 vs 완장 찬 시민감사관
⑪경기도교육청, '사립유치원 특정감사' 돌연 중단 방침 왜?
⑫사립유치원 '교육 농단'…청와대가 직접 챙겨야
⑬유은혜 "사립유치원 비리, 무관용 원칙"
⑭박용진, 누리과정 예산 지원금→보조금 개정 추진… 횡령죄 처벌 가능
⑮에듀파인 어렵다더니, 1개월 경력의 유치원 교사도 5분이면 OK!

에듀파인을 통한 품의 과정.
◇사립유치원 전수 감사보다 에듀파인 확대가 합리적 선택

사립유치원 5년 이내 전수 감사보다 에듀파인 확대가 합리적 선택이다.

교육부는 사립유치원 전수 감사를 사실상 확정했다. 회계시스템은 에듀파인이냐, 별도개발 국가회계시템 이냐를 놓고 선택할 방침이다.

전수 감사는 한정된 감사인력으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사실상 불가능한 선택인 반면, 즉각적인 에듀파인 확대는 가장 투명하고 검증된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교육부가 실현 가능성이 적은 전수조사를 선택하면서도 가장 확실하고 현실적인 에듀파인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기도교육청은 약 3년동안 1,100개 사립유치원 중 10%에 못미치는 90여개만 감사를 마쳤다. 가장 의욕적이고 강력한 감사를 했음에도 이 정도 성과에 머물렀고, 이 속도로 해도 30년이 걸린다.

반면 에듀파인을 구축하면 실시간 모니터가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전수감사를 할 필요가 없다.

교육부가 검토 중인 전수 감사는 여론 무마용 전시행정이자, 여론이 잠들기를 바라는 시간끌기전략이라는 비판적 의견이 팽배하다.

전 교육청 감사관 출신 인사는 "전수 감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리 혐의가 짙은 대규모 사립유치원을 중심으로 감사를 진행하고, 에듀파인을 조속히 도입해 전체적으로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현직 감사관은 "사립유치원 감사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200명 이상 규모가 큰 곳, 유치원을 2개 이상 운영하는 곳,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함께 운영하는 곳, 그리고 지도점검에서 문제가 발견된 곳과 민원이 발생된 곳을 중심으로 감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에듀파인 어렵다더니, 2-3번 따라하면 숙달 10분 이내 처리

에듀파인을 통한 예산사용은 단위사업과 세부사업별로 담당교사가 별도로 지정되어 있다. 한사람에 의한 일괄회계부정이 일어날 수 없다.
교육부는 별도의 국가관리회계시스템 개발을 주장하는 이유로, 에듀파인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과연 그러한가? 에듀파인을 쓰고 있는 공립 단설유치원 2곳을 방문해 유치원 교사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에듀파인을 사용하는데 전혀 어렵지 않다는게 현장 교사들의 얘기이다.

ㅈ 공립 단설유치원의 2년차 교사 김 모씨는 "신규교사 연수 때 단체 강연을 1시간 들었고, 전임자의 에듀파인 시연을 보고 한 두번 따라해보니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5분이면 품의를 끝낸다"고 말했다.

ㅈ 유치원의 1개월 경력의 다른 김모 교사 역시 "전임자의 시범을 두세 번 본 후, 순서표에 따라 어려움 없이 혼자서 에듀파인 결재를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립유치원, 에듀파인 사용이 어려운게 아니라 두렵기 때문

사립유치원이 에듀파인 사용을 꺼리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니라 두렵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ㅊ 공립 단설유치원의 행정실장 이 모씨는 "왜 사립유치원만 특혜를 주는 거냐. 공립유치원도 처음부터 에듀파인 하고 싶어 한 것 아니다. 하라고 해서 교육받고 한 것이다"며
"에듀파인을 사용해 보니 너무 투명하고 예산 집행 현황을 한 눈에 쫙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진짜 깔끔하다"고 평가했다.

ㅊ 유치원의 원감 최 모씨는 "사립유치원에서 에듀파인을 두려하는 건 투명성 때문이다. 전체 예산이 얼마 있는데 내가 얼마 쓸 수 있느냐 이런 것들을 전자시스템이기 때문에 나만 보는 게 아니라 관리가 된다. 그래서 감독관청에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싫어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에듀파인은 교원인사관리시스템인 나이스와도 직접 연계되기 떄문에 환희유치원처럼 월급을 천만원씩 한 달에 두 번 가져가는 걸 애초에 막을 수 있다. 실시간으로 감독 관청이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 모 원감은 "사립유치원에서 에듀파인을 거부하는 것은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돈과 정부에서 받은 지원금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이 드러날까 두려워서 인 마이 포켓 하는게 드러날까 두려워서 하지를 않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부, '사립유치원 눈치보며 그들의 입장 대변' 의심 받아

에듀파인은 개인공인인증서(EPKI)를 통해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부서의 누가, 어떤 용도로 얼마를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세부목록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육부는 쉬운 답을 놓고 왜 애써 외면하는가? 사립유치원과 같은 논리를 펴는이유는 무엇인가? 교육부가 쉬운 답을 못 찾는 게 아니라 사립유치원의 압력이 두려운 게 아닌가?

전수를 조사 하다보면 시간은 가고, 별도 개발하다 보면 또 사립유치원 시간을 벌어주고, 그러다 보면 총선이 다가오고, 총선 국면에서 사립유치원의 후원을 받은 정치인들이 사립유치원을 대변하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교육부가 이런 합리적 의심을 피하고, 공명정대한 정책을 추진하려면 에듀파인을 사립유치원에 확대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교육부는 2010-2013년 예산을 들여 유아교육종합정보시스템 정보화 전략 계획 연구용역을 마쳤다. 이 용역의 주된 과제는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 연계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교육부 당국자는 지난 10일 유은혜 장관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에듀파인 연계 적정성 검토 보고서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연구용역을 수행한 교육학술정보원은 "이 용역에서 에듀파인 적용 여부에 대한 검토 결과가 있다"며 "비공개 문건이라 교육부 허락없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혈세를 들여 수행한 용역결과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국민을 위한 것인가, 사립유치원을 위한 것인가. 용역결과를 사장시키고 비밀주의로 일관하는 교육부와 교육학술정보원의 행태는 사립유치원 회계 부정으로 들끓는 국민여론을 도외시한 것이다.

◇교육부장관 주재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 민심 반영 못하면 역풍 예상

임용 1~2년차의 교사들도 입력서식에 맞추어 사전예산에 포함된 교구지출내용을 올리면 자동 합산되어 상신된다. 모든 회계과정 및 지출 세부내역까지 교육청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육부는 18일 장관 주재로 전국 부교육감 회의를 열어 대책을 마련한다. 당정협의에 앞서 정부안을 사실상 확정하는 자리이다.

교육부가 별도의 국가회계시스템 개발에 미련을 두는 한 민심을 호도한 기만책에 다름 아니다. 이를 고집할 경우 역풍이 예상된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또다시 유아들을 볼모로 폐원을 거론하며 감사 확대와 회계시스템 도입에 반기를 들고 있다.

일선 시도교육청 한 장학사는 "교육부가 사립유치원을 개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이번에는 사립유치원 눈치보면 안 된다"며 "폐원 위협을 왜 겁내느냐. 공립유치원에 수용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간 사립유치원들이 부정하게 번 돈은 세무조사를 통해 환수해야 한다. 누가 돈 벌라고 그랬나, 학교인데!"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이번 기회에 개인 설립 사립유치원의 학교법인화를 추진하고, 법인화와 에듀파인 확대에 반대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을 끊고 정부 인증 유치원으로 관리하면 된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초중고등학교의 유휴교실은 남아돌고 있다. 유휴교실을 활용한 공립단설형 유치원의 전면적 확대를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공립유치원의 확대라는 대통령의 공약과 학부모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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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영태 기자] grea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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