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국감 심야에도 심재철 공방..욕설·파행 '얼룩'(종합2보)

이훈철 기자,김혜지 기자,한재준 기자 2018. 10. 16. 23: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정정보원 국정감사..與 "심재철 사퇴" vs 野 "관리소홀"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재정정보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 신청을 하고 있다. 이날 감사는 심의원의 한국재정정보원의 국회 국정감사에 제척 대상인지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을 벌이다 감사가 중지, 재계됐다.2018.10.1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김혜지 기자,한재준 기자 = 재정정보 유출사건을 감사하기 위한 한국재정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이른바 '심재철'로 시작해 심재철로 끝이 났다.

여당은 감사 시작부터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을 감사위원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반면, 야당은 정부의 정보관리 소홀을 지적하며 책임 추궁으로 맞섰다.

15일 오전 10시 시작된 국감은 13시간을 넘겨 심야시간까지 진행됐으나 여야 위원들의 고성으로 오전·오후 두 차례 국감이 파행을 겪는가 하면 동료 의원에 대한 비난과 욕설이 난무하면서 2018년 국감 중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與 "심재철 빠져라" vs 野 "정부 정보관리 소홀"

이날 국감에서 여야 위원은 한 발의 물러섬도 없이 초반부터 팽팽히 맞섰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심 의원이 국감 감사위원을 사퇴하지 않고 기재위의 정상적인 국감이 가능한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피고소인과 고소인이 국감장에서 마주치게 된 적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심 의원과 기재부·재정정보원이 각각 비인가자료 탈취 혐의와 무고로 각각 맞고소된 상태에서 국감이 불가능하는 주장이다.

같은 당 김경협 의원도 "심 의원은 국감 위원이 아니라 오늘 국감의 증인"이라며 "질의를 할 것이 아니라 증인 선언을 하고 국감을 받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여당 위원들이 심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자 야당 위원들이 반발하면서 국감 시작 50분 만에 정회가 선언되기도 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심재철의원의 한국재정정보원의 국회 국정감사에 제척 대상인지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을 벌이다 감사가 중지돼 있다. 2018.10.1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야당은 여당의 공세에 정부 책임 추궁으로 맞섰다.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은 "재정정보시스템은 주요 통신기반 시설로 선정이 안돼 있다"며 "올랩(OLAP)은 이미 다 완성된 자료를 분석 통계해서 제공을 하는 것이다. (기밀 탈취라는데)비밀로 지정된 것이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추경호 의원 역시 "엉터리로 보안관리가 되어 있는데 대해 석고대죄해도 모자를 판에 국회의원이 정상적으로 정보습득 가능한 부분을 적반하장 행태로 (고소)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보관리 책임자인 김재훈 재정정보원장에 대한 책임 추궁도 이어졌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중요 국가시스템 관리소홀로 인해서 비인가 자료가 탈취됐던, 해킹을 당했던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 사과 한마디로 끝낼 사안이냐"며 "(김 원장이)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정보원의 책임도 상당히 있는 것 같다"며 "보안담당자하고 원장하고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입장을 정리해서 답변해달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에 대해 "우선 취약점을 통해서 비인가 자료가 유출된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다"며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재훈 한국재정정보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 비공개 예산정보 무단 열람·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질의를 받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8.10.1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與 "도둑질" vs 野 "개떡같은…싸가X 정말 없네"

사안의 중요성만큼이나 여야 위원간 감정이 격해지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일어났다.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의 정보관리 소홀을 문제삼으며 "비밀이면 관리를 잘해야지 관리를 '개떡같이' 해놓고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강병원 의원은 이에 "도둑이 이쑤시개까지 훔쳐왔으면서 어떻게 집주인에게 관리를 개떡같이 했다고 할 수 있냐"며 심 의원의 행위를 '도둑질'에 비유했다.

심 의원은 강병원 의원이 국가기밀 불법탈취를 지적하자 "면책특권 뒤에 숨지말고 상임위 밖에서 얘기하라"며 "즉각 (명예훼손으로)고소해주겠다"고 엄포를 놨다.

욕설과 상대에 대한 비방도 난무했다. 권성동 의원은 질의 중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아냥 섞인 발언을 하자 "정말 싸가X가 없다"며 욕설을 내뱉었다.

앞서 권 의원이 적반하장의 뜻을 설명하던 중 반대편에 앉아 있던 김 의원이 불쑥 튀어나왔다. 김 의원의 발언에 여당 측에서는 웃음이 나왔고, 권 의원이 김 의원에게 거친 욕설을 내뱉은 것이다.

정성호 기재위원장은 김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보고 "김 의원, 자제하세요"라고 말했다.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는 국정감사장에 반말과 비속어가 난무하고 피감기관을 감사해야 할 국회의원이 동료 위원을 서로 헐뜯고 비난하는 등의 구태행위가 올해도 반복되면서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만들었다.

한편, 오는 18~19일에는 기재부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어 또다시 '정보유출사건'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boazhoon@news1.kr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