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 속에 갇힌 여야..특위 활동기간 절반도 안 남아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국회가 80일이 넘도록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등 비상설 특위 구성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여야가 정쟁에만 몰두해 제 할일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일각에선 정개특위와 관련,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보수 대통합'의 구심점 역할 두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여야 합의에도 난항을 겪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는 지난 7월26일 본회의에서 비상설 특위 6개(정개특위·사개특위·윤리·에너지·남북경제협력·4차산업혀경)에 대한 구성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합의 당시 9명씩 동수로 특위를 구성하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고(故) 노회찬 정의당 전 의원의 사망으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지위가 상실하자 자유한국당이 인원수 재조정 문제를 언급하며 셈법이 복잡해졌다.
이후 여야는 정개특위 인원을 '민주 8, 한국 6, 바른미래 2, 비교섭단체 2'로 꾸리기로 잠정 합의했으나, 한국당이 인원수 조정을 요구하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인원수 조정 합의가 완료된다고 해도 갈등의 여지는 남아있다. 민주당은 인원배분 합의가 완료된 정개특위라도 우선 시작하자고 촉구하고 있지만 한국당은 모든 특위의 합의가 완료된 후 동시 출범을 주장하고 있는 등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여야가 쉽사리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데엔 보수 야당의 통합 문제도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이 '대통합 군불'을 떼기 시작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른미래당 등 소수 정당이 정개특위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선거제도 개편 논의 등에서 의석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돼 통합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당은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위원을 6명에서 7명으로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도 남북경제협력특위를 두고는 입법권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남북국회회담이나 4·27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 문제에 대해 한국당이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하고 있는 만큼 남북특위에 대해서도 입법권을 부여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에 강한 반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최근에는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구성이 테이블 위로 올라가면서 여야 협상은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당은 5·18 진상조사위의 명단을 아직 제출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여야는 전날(15일)에도 3당 원내대표가 비공개회동을 통해 특위 구성안과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선출안 처리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원내수석간 회동으로 넘긴 바 있다.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자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5·18 진상조사위는 한달 째 구성을 못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당의 직무유기"라며 "더는 구성을 미룰 수 없다"면서 국회의장에게 의장과 당이 추천한 5명의 조사위원 명단부터 우선적으로 정부에 이송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한국당 측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지 않아 왔다. 미온적으로 있다가 (5명을 우선 제출한다니 우리도) 대응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해 봐야 한다"고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야 3당 원내대표 및 원내수석부대표들은 이날도 물밑에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에 나서고 있지만, 결과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삼권분립의 한 축인 입법권을 담당하는 국회가 범법을 저지르고 있다"며 "국회법 48조를 위반하는 당사자들이 모인 곳이 국회"라고 비판했다.
국회법 48조는 비상설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이 본회의에서 의결된 날부터 5일 이내에 위원을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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