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태양·지구·달 관계 닮은꼴..외계의 '케플러 삼형제' 베일 벗나 [전문가의 세계 - 이명현의 별별 천문학]

2018. 10. 1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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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외계위성을 찾아라

첫 외계위성 후보 ‘케플러-1625b-i’(맨 앞쪽) 상상도. 지구에서 7000~8000광년 떨어져 있으며, 해왕성 크기와 비슷하다. 이 위성은 왼쪽 위 밝게 빛나는 외계항성 ‘케플러-1625’ 주위를 도는 외계행성 ‘케플러-1625b’의 주위를 돈다는 것이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데이비드 키핑과 알렉스 티치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케플러우주망원경 관측자료를 통해 외계항성 ‘케플러-1625’ 주위를 외계행성 ‘케플러-1625b’가 가리는 현상을 살펴봤는데, ‘케플러-1625’의 밝기가 어두워졌다가 행성이 그 앞을 다 지나고 나면 밝기를 회복하는 현상을 분석해 ‘케플러-1625b’ 주위를 돌면서 가리는 외계위성을 발견했다. 만약 학계의 인정을 받는다면 ‘케플러-1625b-i’는 첫 번째 외계위성으로 등록될 것이다. UPI연합뉴스

태양계 내에는 여덟 개의 행성이 있다. 명왕성을 행성의 지위로 다시 불러 올리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큰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홉 번째 행성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뚜렷한 관측적 증거가 없다. 행성 주위를 도는 천체를 위성이라고 한다. 행성뿐 아니라 명왕성 같은 왜소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도 있다. 수성과 금성은 위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는 하나의 위성을 갖고 있다. 달이 그것이다. 화성은 아주 작은 두 개의 위성을 지니고 있다. 태양계 외곽의 거대기체행성으로 눈을 돌리면 위성은 아주 흔한 천체인 것을 알 수 있다. 목성은 현재 79개의 위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토성은 현재 62개, 천왕성은 27개, 해왕성은 14개의 위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 작은 위성들이 더 많이 발견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거대기체위성이 많은 위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성에 관한 연구는 태양계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몇몇 위성들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 조건을 갖춘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에는 얼음으로 뒤덮인 표면 아래 지구의 바다보다도 더 많은 양의 액체 상태의 물을 담고 있는 거대한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목성의 또 다른 큰 위성들인 칼리스토, 가니메데, 이오도 비슷한 이유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은 지구의 초기 모습과 비슷한 면이 많아서 생명체 탄생의 비밀을 풀어줄 장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엔셀라두스는 내부로부터 표면을 뚫고 나온 물이 솟구치는 간헐천 현상이 발견되면서 유명해졌다. 태양계 내 생명체 탐색 연구는 전통적으로 화성 같은 행성에 집중됐다. 지구 생명체와 엇비슷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태양계 내 공간은 행성이라고 생각해왔다. 화성이 그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고, 많은 관측과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태양으로부터 떨어진 거리가 멀어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지역을 생명체의 ‘거주가능지역’ 또는 ‘서식가능지역’이라고 부른다. 액체 상태의 물의 존재가 생명체 존재의 가늠자인 것이다. 태양계 내에서 이 지역에 속해 있는 행성은 지구다. 화성과 금성이 그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화성은 표면에 과거에 물이 흘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거대기체위성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들을 관측하면서 거주가능지역의 정의를 다시 하게 되었다. 목성이나 토성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들은 태양으로부터 떨어진 거리가 당연히 그들의 모행성과 같이 멀다.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없을 만큼 춥다는 말이다. 거주가능지역 범위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들 위성은 태양에너지 대신 그들만의 또 다른 에너지원을 갖고 있다. 자신들보다 훨씬 큰 행성 주위를 돌다보니 조석력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그 이유로 거대기체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들의 내부는 열에너지를 얻게 된다. 표면은 여전히 얼어붙은 얼음의 왕국이지만 그 표면 아래는 지열에 의해서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거대기체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들도 거주가능지역에 포함시키게 된 것이다. 태양계 내의 거주가능지역은 금성, 화성,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과 목성과 토성의 위성 중 일부까지 확대되었다. 이들 거주가능지역에 속한 태양계 내 천체들에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양계 위성 ‘거주가능지역’ 되자 외계위성에도 생명체 탐색 기대 9년 전 케플러우주망원경 관측 후 외계행성 다수 발견, 현재 3851개 외계위성도 더 많을 것으로 기대

우리 은하 내에는 태양계 같은 행성계가 (또는 항성계가) 수천억개 있다. 태양계 이외의 행성계나 항성계에 속한 행성을 태양계 내 행성과 구분해서 외계행성이라고 부른다. 1990년대 초반부터 간헐적으로 몇 개씩 발견되던 외계행성은 2009년 케플러우주망원경이 관측을 시작한 이후 그 숫자가 급속히 늘기 시작했다. 2019년 10월1일 현재 3851개가 외계행성으로 인정되고 있다. 행성을 두 개 이상 지닌 행성계도 636개에 이른다. 발견된 외계행성의 모습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했다. 목성보다 더 큰 행성이 태양계 내 수성이 있는 위치에 존재하는 것을 관측하기도 했다. ‘뜨거운 목성’이라고 불리는, 목성보다도 더 큰 이런 종류의 행성이 꽤나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와 질량이 비슷한 행성들도 많이 발견되었다. 지구보다 약간 더 큰 ‘슈퍼지구’도 많이 발견되었다. 지구와 엇비슷한 행성의 존재가 드문 것이 아니라 흔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직 그 숫자가 충분하지 않지만 행성들에 대한 통계를 낼 수 있는 단계까지 와 있다. 외계행성들의 발견은 태양계 행성으로 국한해서 연구되던 행성천문학을 한 단계 높은 단계로 올려놓았다. 행성의 일반적인 특성과 행성계의 형성 및 진화에 대한 보편적인 연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태양계 행성 연구를 통해 행성계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는 시기를 벗어나 미시적으로는 태양계 내 행성을 연구하고 거시적으로는 외계행성 연구를 함으로써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행성 연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행성의 형성과 진화 연구는 당연한 관심사지만 외계행성의 발견이 이어지면서 그곳에 있을지도 모르는 생명체 탐색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거주가능지역에 속한 행성들에 우주생물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계행성이 존재한다면 외계위성의 존재도 당연할 것이다. 특히 태양계 내 거대기체행성들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들의 숫자를 살펴보면 외계행성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외계위성의 존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외계위성은 외계행성에 비해 더 작은 천체라는 것이다. 외계행성도 큰 것들이 먼저 관측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눈에 잘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외계행성도 그들의 모항성의 강력한 빛에 묻혀서 찾기가 힘들다. 그보다 더 작고 어두운 외계위성을 찾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작업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외계위성에 대한 관심은 당연히 행성계의 형성과 기원에 관한 것이 그 중심에 있다. 또 다른 관심의 한 축은 역시 생명체 존재에 관한 것이다. 몇몇 태양계 내 거대기체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들이 거주가능지역의 범위에 포함되면서 외계위성 중 거주가능지역에 속한 것들이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행성보다 더 많은 수의 외계위성들이 거주가능지역에 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10월 초 컬럼비아대 외계위성 논문 외계행성 ‘케플러-1625b’가 돌며 모항성 ‘케플러-1625’를 가릴 때 위성 존재해야 해석되는 현상 보여 외계위성 후보 ‘케플러-1625b-i’ 허블우주망원경으로 현상 관측 후 만약 학계서 인정 받는다면 우주 사상 첫 번째 외계위성 등록

그동안 외계위성을 발견했다는 보고가 몇 차례 있었다. 센타우르스 자리에 있는 ‘1SWASP J140747.93-394542.6’이라는 별 주위에는 ‘J1407b’라는 외계행성이 있다. 목성보다 14~26배 더 무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계행성 주위를 도는 세 개의 외계위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WASP-12’라는 작은 별 주위를 도는 목성보다 조금 더 무거운 외계행성 ‘WASP-12b’는 밝기가 주기적으로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는데, 이 외계행성 주위를 주기적으로 도는 외계위성이 모행성을 가리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2013년 12월에는 어떤 항성의 주위도 돌지 않고 우주공간을 떠돌아다니는 외계행성인 ‘MOA-2011-BLG-262’ 주위를 외계위성이 돌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관측 결과는 외계위성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확신하고 받아들일 정도의 신뢰도에 도달하지 못했다. 여전히 다른 대안으로 이들 현상을 설명할 수 있었다. 외계위성의 존재에 대한 기대와 힌트를 줬다는 면에서는 큰 의미가 있지만 이들 관측 결과로부터 외계위성의 존재를 확정하고 받아들이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았다.

첫 외계위성 후보 ‘케플러-1625b-i’를 발견한 미국 컬럼비아대의 데이비드 키핑(왼쪽 사진)과 알렉스 티치.

2018년 10월3일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는 외계위성과 관련된 흥미로운 논문이 한 편 발표되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의 알렉스 티치(Alex Teachey)와 데이비드 M 키핑(David M. Kipping)이 발표한 ‘Evidence for a large exomoon orbiting Kepler-1625b’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말로는 ‘케플러(Kepler)-1625b를 공전하는 큰 외계위성에 대한 증거’ 정도의 뜻으로 풀이하면 되겠다. 태양계로부터 7000~8000광년 떨어져 있는 태양과 비슷한 별인 ‘케플러-1625’ 주위에는 목성보다 열 배 정도 무거운 것으로 추정되는 외계행성 ‘케플러-1625b’가 돌고 있다. 이 외계행성 주위를 도는 외계위성을 발견했다는 것이 이 논문의 주장이다. 이 외계위성의 질량은 해왕성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계 내 위성의 모습을 생각하면 위성이라고 하기에는 무척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천체를 위성으로 볼 것이 아니라 ‘케플러-1625b’를 쌍행성으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연구팀은 케플러우주망원경 관측자료를 통해서 ‘케플러-1625’라는 별 주위를 ‘케플러-1625b’라는 외계행성이 돌면서 모항성을 가리는 현상을 살펴봤다. 모항성의 밝기가 어두워졌다가 행성이 그 앞을 다 지나가고 나면 밝기를 회복하는 현상을 분석했다. 그런데 외계행성 ‘케플러-1625b’의 가림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또 다른 현상이 발견되었다. 외계행성 주위를 외계위성이 돌면서 가린다고 하면 해석이 잘 되었다. 외계행성이 별 앞을 지나면서 가리는 현상을 관측하고 있는데 그 외계행성 주위를 돌면서 가리는 외계위성을 발견한 것이다. 물론 다른 해석도 가능했다. 연구팀은 더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시간에 맞춰 관측을 했다. 여전히 다른 해석의 여지는 있지만 ‘케플러-1625b’ 주위에 외계위성이 돌고 있다는 해석이 관측 결과를 설명하는 데 가장 적절했다. 티치와 키핑은 그들이 발견한 현상이 외계위성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더 확실한 결론을 얻기 위해 다음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시간을 계산하고 허블우주망원경 관측을 제안한 상태다. 이 외계위성에는 ‘케플러-1625b-i’라는 이름이 붙었다. 만약 학계의 인정을 받는다면 첫 번째 외계위성으로 등록될 것이다. 다가올 허블우주망원경 관측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우리는 외계위성의 발견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 이명현

초등학생 때부터 천문 잡지 애독자였고, 고등학교 때 유리알을 갈아서 직접 망원경을 만들었다. 연세대 천문기상학과를 나와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네덜란드 캅테인 천문학연구소 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 연세대 천문대 책임연구원 등을 지냈다. 외계 지성체를 탐색하는 세티(SETI)연구소 한국 책임자이기도 하다. <이명현의 별헤는 밤> <스페이스> <빅 히스토리 1> 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과학책방 갈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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