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등 날리다가" 고양 저유소 화재 피의자 긴급체포

최인진 기자 2018. 10. 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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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7일 밤 경기도 대한송유관공사 고양저유소 휘발유 탱크에서 계속 불길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17시간에 걸친 화재로 기름 260만ℓ를 연소시킨 경기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고양 저유소)에서 발생한 휘발유 탱크 폭발 화재 사건의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고양경찰서는 중실화 혐의로 스리랑카 국적 노동자 ㄱ씨(27)를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라고 8일 밝혔다. ㄱ씨는 풍등을 날리는 과정에서 화재를 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풍등은 등 안에 고체 연료로 불을 붙여 뜨거운 공기를 이용해 하늘로 날리는 소형 열기구다.

경찰 조사에서 고양 저유소 인근 강매터널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ㄱ씨가 날린 풍등이 저유소 잔디밭에 떨어지면서 불이 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불씨가 저유탱크 유증 환기구를 통해 탱크 내부로 옮겨 붙으면서 불이나 폭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공사장과 저유소 사이 거리는 1㎞ 이내로 전해졌다. 경찰은 저유소 근처 폐쇄회로(CC)TV 분석 과정에서 이같은 정황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ㄱ씨는 풍등을 날린 사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불이 난 경위에 대해 상당 부분 분석을 마친 상태로, 9일 브리핑을 열고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설명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가 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풍등을 날렸는데, 유류 저장소 근처 잔디밭에 떨어져 불이 붙은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이날 오후 4시30분쯤 근무지에서 일하고 있던 ㄱ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경찰 등 관계 당국은 확보한 증거물과 자료를 분석하며 기계적, 화학적 요인 등 화재 원인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했다. 현장감식과 별개로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는 한편 저유소 주변 CCTV 확보 범위를 확대해 폭발 원인에 외부적인 요인이 있는지 집중 수사를 벌였다.

한편 대한송유관공사측은 이날 사전 브리핑에서 “불이 났을때 입·출하 작업 등 외부적 활동이 없었고, 탱크내에도 스파크를 일으킬 요소가 없다”면서 외부적인 요인(실화)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바 있다.

지난 7일 오전 10시56분쯤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옥외탱크 14기중 하나인 휘발유 탱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17시간만인 8일 오전 3시58분쯤 완전히 꺼졌다. 총 180만ℓ의 기름이 다른 탱크로 옮겨졌고, 260만ℓ는 연소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저유소에서 약 25㎞ 떨어진 서울 잠실 등에서도 검은 연기 기둥이 관측될 정도로 불길이 거세 인근 주민들은 휴일에 불안에 떨어야 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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