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LPG도 4년 최고, 업계 못 웃는 까닭은

액화석유가스(LPG) 국내 공급가격이 4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국제 LPG 가격이 추종하는 국제유가가 강세를 거듭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LPG 공급 업계에서는 도입가격 인상을 가격에 온전히 반영하기 힘들어 실적 개선에 마냥 유리하지 만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LPG 공급업체 E1과 SK가스는 10월 LPG 공급가격을 전달보다 Kg당 68원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E1 기준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당 1057.8원, 산업용 프로판은 1064.4원이 됐다. 자동차용 연료로 공급되는 부탄은 ㎏당 1450원으로 뛰었다. SK가스 공급가격도 대동소이하다. 이는 2014년 11월 이후 3년 11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올해 초만 해도 동결과 인하를 반복한 국내 LPG 공급가격은 6월 이후 오름세다. E1과 SK가스는 6~8월 연속으로 매달 30~44원씩을 인상했다. 9월에는 한 차례 동결했지만, 10월 들어 다시 한 차례 인상을 단행했다.
국내 공급가격이 치솟는 배경은 국제유가 상승이다. 국내 업체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로부터 LPG를 공급받는데, 아람코는 '국제 LPG가격'(CP:Contract Price)을 결정한다. 아람코는 국제유가 상승을 이유로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톤당 400달러 수준이던 프로판과 부탄 CP를 655달러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 같은 국내 공급가 인상이 업계 실적 개선으로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원가인 국제 가격 인상분 만큼 국내 공급가격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아서다. 국내 공급가격은 서민경제와 밀접한 난방과 LPG택시 수요와 직결된다. 일반 소비자들과 서민물가 안정에 주력하는 정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올해 4~10월 프로판 CP가 35% 가량 뛴 반면, 국내 공급가격은 약 21% 오르는데 그쳤다.
국내 공급가 인상은 석유화학업계에 산업용 중간재로 공급하는 LPG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납사 대체재로 LPG를 쓰는데, 올해 상반기 납사 가격 강세로 석유화학용 LPG 수요는 지난해보다 21.3% 늘었다. LPG 공급가 상승으로 납사와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수록 업계에는 불리한 구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LPG 공급가격이 뛰지만 납사 가격도 여전히 강세여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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