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 '골든아워' 출간 "너무 많은 사람이 길에서 죽는다"

김슬기 2018. 10. 2. 17:1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월호·아덴만 등 생사의 사투와
열악한 외상외과의 현실 기록해
외과의사 이국종(사진)은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인생의 책으로 꼽는다. '살리는 칼'을 쥐는 그가 이순신 장군의 '베는 칼' 이야기에 매료된 건, 고독하게 오명을 뒤집어쓰고 시스템과 싸워야 하는 운명이 닮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잘 벼려놓은 칼날 같은 문장으로 그가 자신의 삶을 돌아본 책이 나왔다. 두 권으로 출간된 이국종 아주대 외상외과 교수의 '골든아워'(흐름출판 펴냄)는 17년간 외상외과 의사로서 맞닥뜨린 냉혹한 현실, 고뇌와 사색, 중증 외상의료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 등을 기록했다.

총 17년에 걸쳐 그는 자신이 경험한 의료계의 현장을 돌아본다. 서문부터 문제의식으로 가득하다.

"너무 많은 사람이 '빠른 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서 길에서 죽어나가고, 이런 죽음의 기록은 '예방 가능한 사망률'이라는 허망한 숫자로만 표기될 뿐이다. 외상외과 환자들은 대부분은 가난한 노동자들이고, 정책의 스포트라이트는 없는 자들을 비추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불빛은 외상외과에 닿지 않는다."

아덴만, 세월호, 북한 귀순병사 사건 등 극적인 사건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생사의 현장에서 '목격자'가 된 그는 누구보다 냉철하게 굵직한 현대사의 순간을 증언한다. 의료시스템 구축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녀도 만나기조차 어려웠던 정치인 이야기, 거짓말만 늘어놓다 사라지는 예산과 같은 구조적 문제점의 고발에서는 좌절을 넘어 분노까지 느낄 수 있다. 생사와의 싸움이 아닌, 의료 시스템과의 싸움이 그의 숙명임을 그는 이 비망록을 통해 고발한다.

"지금껏 터져 나온 문제점들이 정치권의 결정이나 행정부의 공문, 병원 보직자의 사인으로 이어질 때, 우리의 모든 것은 깡그리 날아갈 것이다. 내가 목숨을 걸고 좇아 온 것은 결국 신기루였다."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