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시대를 바꾸는 '6개의 C'.. 혼조는 어떻게 노벨상을 받았나

김지연 2018. 10. 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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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혼조 다스쿠(本庶佑) 이야기

“연구에 대해 나는 무엇을 알고 싶은가 하는 호기심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쉽게 믿지 않는다 입니다. 내 눈으로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연구합니다. 내 머리로 생각해서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합니다.”

제임스 P. 앨리슨(70) 미국 텍사스주립대 면역학과 교수와 함께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혼조 다스쿠(本庶佑·76) 교토대 특별교수는 1일 수상 소감으로 이 같이 밝혔다.

일본 신문들이 혼조 다스쿠(本庶佑·76) 교토대 특별교수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소식을 2일자 1면에 보도했다. 연합뉴스
◆“나는 무엇을 알고 싶은가를 항상 생각하라”

2일 NHK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혼조 교수는 이날 수상자 발표 직후 일본 교토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구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자세를 묻자 “연구는 무언가를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이 없으면 안된다”며 호기심과 쉽게 믿지 않는 태도가 자신의 기본 자세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나오는 연구 결과의 90%는 거짓말로, 10%만 10년 후에도 남는다. 쓰여 있는 것을 믿지 않고 내 머리로 생각해서 납득이 갈 때까지 (연구)한다는 것이 내 방식”이라고 말했다.

◆“시대를 바꾸는 연구에는 6개의 C가 있다”

일본의 26번째 노벨상 수상자인 혼조 교수는 시대를 바꾸는 연구에는 ‘6개의 C’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6개의 C는 △호기심(Curiosity) △용기(Courage) △도전(Challenge) △확신(Confidence) △집중(Concentration) △지속(Continuation)의 앞글자로 그는 이를 학생시절에 추구해왔다고 전했다.

실제 1942년 교토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시절 교사가 천체망원경으로 토성의 고리를 보여준 일에 감동을 받아 천문학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대학수험을 거쳐 외교관과 변호사, 의사 3가지를 놓고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의학 연구자가 되는 게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교토대 의학부에 입학했다.

1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의대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발표회장 스크린에 앨리슨(왼쪽), 혼조 교수의 얼굴이 비쳐진 모습. 연합뉴스
◆연구도 놀기도 “열심히 최선”

그는 교토대 대학 시절 연구만큼이나 ‘놀기’에도 열심이었다고 한다. 동급생인 나카니시 시게타다(中西重忠) 교토대 의학부 명예교수는 “자신만만했지만 순수해서 사랑스러운 부분도 있다”며 혼조 교수가 학부시절엔 학부대항 보트 레이스에 참가하는 한편 가까운 마작방에 가서 아침까지 마작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즉 동급생과 밤샘 마작을 한 뒤 “세미나에서 논문 발표 당번이니까 돌아갈게”라고 말하는 일도 많았다는 거다.

그는 도쿄대 의학부를 졸업한 뒤 1971년 미국으로 건너가 카네기 연구소와 국립위생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하면서 면역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했고 일본에 돌아온 뒤 1979년 37세의 나이로 오사카 교수에 취임한 뒤 1984년 교토대 교수가 됐다.

혼조 교수는 특히 연구자로서 일관되게 추구한 것은 “나는 무엇을 알고 싶어하는가”였다고 회고했다. 그의 동료들도 그가 이 같은 철학을 견지했다고 기억했다.

◆1992년 PD-1 발견, 함함 치료 신약으로

우리 몸의 면역 작용에 대해 연구를 거듭해온 그는 1992년 ‘PD-1’이라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즉 암 세포가 교묘하게 정상세포인 척 하며 ‘이물질이 아니다’는 허위 메시지를 T세포(면역에 관여하는 세포)에게 보낸다는 것을 발견하고 여기에 ‘PD-1’이라는 단백질이 작용하는 것을 찾아냈다. PD-1은 원래는 정상세포를 공격하지 않도록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암 세포에 의해 악용된 것이다.

그의 발견은 획기적인 항암 치료 신약인 ‘옵디보’의 개발로 이어졌다. 옵디보는 그가 찾아낸 PD-1의 작용을 막아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속지 않고 공격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치료제다.

게티이미지뱅크
◆취미는 골프 “76타가 목표”

혼조 교수의 현재 취미는 골프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에이지 샷을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즉 “76세이기 때문에 골프 스코어 76를 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는 거였다.

그는 현재는 교토대 고등연구원 특별교수와 시즈오카현립대와 고베대의 첨단의료진흥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무엇을 알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

혼조 교수는 이날 회견에서 어린 학생들을 향해 “연구자가 된다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알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이상하구나 생각하는 마음을 소중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과서에 써있는 것을 믿지 않는다. 항상 의심을 가지고, 진실은 어떻게 되는가 하는 마음을 소중히 한다. 즉, 자신의 눈으로 물건을 본다. 그리고 납득한다”고 설명했다.

혼조 명예교수가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하면서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미국 국적 취득자까지 포함해 모두 26명에 이르게 됐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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