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아르누보호텔 운영 박철수 엑스뻬제 대표 "독서클럽이세요? 호텔 무료로 쓰세요"

이한나 2018. 10. 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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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인구 주는 것 안타까워
모임·토론 위한 홀 제공 결심
"책 속에 길이 있는데 점점 독서 인구가 줄어 안타깝습니다. 저희 호텔에서 쉬는 동안에라도 책으로 힐링하는 고객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강남 한복판 비즈니스호텔인 역삼아르누보호텔을 관리하는 박철수 엑스뻬제 대표(55)는 최근 독서클럽에 무료로 호텔 홀을 개방하기 시작했다. 권성현 대표가 운영하는 회원 수 10만명인 '독서MBA' 클럽이 첫 타자로 오는 6일 독서 모임을 열 예정이다. 앞으로 좋은 취지를 가진 독서 모임이라면 호텔이 덜 붐비는 토요일 저녁 시간 등에 독서모임과 토론 공간을 선뜻 제공하기로 했다.

박 대표가 이렇게 독서 전도사로 나선 것은 본인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서울대 졸업 후 고시 준비를 오래 하다 연구소와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그는 독서를 통해 인생의 방향을 틀게 됐다. 당시 읽었던 '유일한(유한양행 창업주) 평전'과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 회장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를 통해 본인의 진취적 성격은 월급쟁이보다 사업가와 맞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첫 창업 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등 어려움도 겪었지만 좀 더 안정적인 사업 모델인 종합건물관리업으로 전환해 20년째 운영 중이다. 현재 회사 사옥과 오피스텔, 아파트 등 130여 개 건물을 관리하고 있는데 호텔 관리는 2012년 아르누보호텔로 처음 진출했다.

유별난 책 사랑 덕분에 오피스텔과 주택 관리 때부터 입주민들을 위해 관리비 고지서를 배포할 때 안내해 책을 기부하는 사업을 10년째 진행했다. 회사 게시판에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하는 입주자들에게 책을 선물한 것이다. 박 대표는 "학부모들이 자녀 책을 요청하는 사례가 주종을 이뤘는데 예상외로 신청자가 많지 않아 독서문화부터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 본인도 조동성 서울대 명예교수가 주도한 경영자 독서모임에 5년째 참여해 왔고,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3권 정도는 꼭 책을 읽는다. 회사 직원들에게도 매달 도서를 추천하고 읽을 기회를 주지만 강제하지는 않는다.

역삼아르누보호텔은 호텔 13개 층 중 10개 층에 엘리베이터를 열고 나오자마자 서가대가 있다. 층마다 각종 실용서와 문학, 역사, 정치 등 다양한 장르 서적이 약 800권씩 빼곡하다. 이곳은 취사가 가능한 생활숙박형 호텔이어서 투숙객들이 평균 15일 정도 머무른다. 인근 코엑스 전시를 준비하는 지방 출장객이나 대치동 학원생 등 국내 투숙객이 65% 정도 되고, 테헤란밸리에 출장을 오는 외국인 프로그래머들이 주요 고객이다. 박 대표는 "청소하는 직원들을 통해 체크하면 한 층에 서너 개 객실에서 책을 읽은 흔적이 잡힌다"며 "아직은 미미하지만 앞으로 심신 수양에 도움이 된다거나 불황에 인사이트(영감)를 줄 수 있는 책을 제공해 독서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경영자로서 감화받은 책은 라젠드라 시소디어의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다. 사업 20년 차를 넘기면서 선한 기업을 목표로 삼았다. 책을 통해 문화 교류의 중심이 되고 이를 지역마다 확산시키고 싶은 포부도 있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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