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 없는 서울 지하철역.."의무사항 아니었다?"
[앵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지하철 역사같은 곳에는 당연히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을거라고 생각하게되죠.
하지만 서울 지하철역 4곳 가운데 1곳 가량은 승강장에 화재에 대비한 스프링클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지상역사들은 더욱 취약한데요.
역사를 지을 당시,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사항이 아니었다는게 이유였습니다.
조태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연간 이용객이 1천 6백만 명에 이르는 서울 지하철 당산역.
하루에도 수많은 인파가 지나다니는 다중이용시설이지만, 불이 났을 때를 대비한 스프링클러는 없습니다.
[김수연/지하철 이용객 : "(스프링클러, 보시니까 있는 것 같아요? 없는 것 같아요?) 없는 것 같아요. 솔직히 저 지금 되게 당황했어요. 너무 깜짝 놀랐어요. 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역사 한쪽에 소화기와 소화전 등이 있기는 하지만, 밀양 세종병원이나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등에서 보듯 초기 대응 능력은 스프링클러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이렇게 스프링클러가 없는 지하철역은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277개 역 가운데 65개에 이릅니다.
연간 3천~4천만 명이 이용하는 삼성역과 구로디지털역, 강변역, 건대입구역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지하철역을 지을 당시에는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가 아니었다는 게 이유입니다.
[이성우/서울교통공사 부장 : "지하역사 승강장은 감전 위험 때문에 설치가 안됐고요. 지상역사는 법 적용 제외 대상이었습니다."]
지하역사 42곳은 내년 말까지 설치 계획이 있지만, 지상역사는 예산 문제와 함께 불이 나도 연기가 쉽게 빠지고 감전 위험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검토만 하고 있습니다.
[임종성/더불어민주당 의원 : "유사시에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스프링클러 설치하는 게 인명보다 귀할까요? 제가 봤을 때 그 경비는 얼마 안 된다고 봅니다."]
서울교통공사는 바뀐 법 규정에 따라 앞으로 지어지는 역사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조태흠기자 (jote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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