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김남희, 모리 타카시의 신념 [인터뷰]

노한솔 기자 2018. 9. 29. 07: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배우 김남희가 연극과 영화를 통해 쌓아둔 실력을 제대로 뽐내고 있다. 드라마 '도깨비' 속 안타깝게 과로사한 의사부터 '미스터 선샤인' 속 악랄한 일본인 모리 타카시까지. 인기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드디어 환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김남희는 케이블TV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극본 김은숙·연출 이응복)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맹신하는 일본군 대좌 모리 타카시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해당 드라마는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모리 타카시는 유진 초이(이병헌)의 일본인 동료로 등장했고, 극이 전개될수록 야심을 갖고 조선을 일본의 식민지로 만들고 싶어 하는 절대 악역으로 변신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드라마의 주연인 고애신(김태리)와 유진 초이(이병헌)의 사이를 지독하게 방해하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한몸에 샀다.


앞서 김남희는 '도깨비'에서 이응복 PD, 김은숙 작가와 호흡을 맞춘 바 있지만, 당시 인연으로 '미스터 선샤인'의 모리 타카시 역을 이어 받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당당히 드라마에 합류하게 된 것이었다. 오디션 당시 이 PD는 김남희에 '가장 좋아하는 작품의 연기'를 요구했고, 김남희는 그 자리에서 연극 '햄릿'의 명대사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목청 높여 외쳤단다. 이 PD는 김남희의 패기를 받아들여 모리 타카시 역을 그에게 넘겨주게 됐다는 비화다.

그렇게 대본을 받은 김남희는 모리 타카시의 외형적인 부분부터 개요를 짰다. 분장실장의 도움을 받아 당시 일본인스러운 모습으로 콘셉트 잡았고, 금테 안경에 5대 5 가르마는 그의 시그니처가 됐다. 하지만 5대 5 가르마에 대해서는 "머리 스타일을 2대 8, 7대 3이든 깔끔하게 넘기고 싶긴 했지만, 5대 5는 거부했다. 너무 못나 보일 것 같았다. 하지만 다들 권유를 하시더라"며 "생각보다 그 이미지가 너무 잘 나온 것 같다. 연기적인 것보다는 외모적인 이미지가 좋았던 것 같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외형적인 것을 준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본인으로서 한국어를 하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도 김남희에겐 숙제였다.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는 그가 일본어 대사를 외우는 것도 문제였고, 일본인이 한국어를 하는 어눌한 발음은 그 자체만으로도 그에게 큰 걱정이었다. 심지어 그는 전반부 촬영 이후 자신이 한국어를 쓰게 되는 후반부 대본이 완벽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연기 연습을 이어가야 했다. 김남희는 "일본어를 처음부터 다 외우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서 일찌감치 포기했다. 대신 영화 '박열'이나 추성훈 씨의 발음을 보고 계속해서 연습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노력은 드라마 처음부터 끝까지 김남희를 괴롭혔다. 그는 일주일 가까운 시간 동안 한 신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실제 김은숙 작가를 만나 "왜 이렇게 힘든 역을 줬냐"고 투덜거리기도 한 김남희다. 하지만 그는 "지고 싶지 않아 한다. 당당함 때문에 날 모리 타카시 역에 캐스팅하지 않았을까"라며 끝까지 역할을 끌고 갈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자신감을 꼽았다.


노력이 통했을까. 그의 악랄한 연기에 "때리고 싶다"는 악평 아닌 악평으로 시청자들이 반응했다. 김남희는 조금 격한 시청자들의 반응에도 오히려 감격했다. 자신의 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직접 체감했고, 연기에 대한 즐거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김남희는 "어머니조차도 '욕 많이 먹으라'고 하시더라"고 웃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은 '미워 죽겠지만 연기는 잘한다'는 얘기였다. 그런 게 가장 기쁜 댓글 아니겠냐"고 털털하게 답했다.

대선배들과 연기를 맞춘 것도 그의 배우 인생에 큰 도움이 됐다. 김남희는 극 중 김의성뿐만 아니라 배우 이병헌 등 20살 남짓 차이 나는 대선배들과 연기를 해야 했다. 특히 이완익(김의성)에게 처음으로 한국어 실력을 드러내며 의병 말살 계획을 짜는 신은 김남희가 가장 아끼는 신이다. 김남희는 해당 장면에 대해 "타카시의 의지와 각오가 다 들어있는 장면이다. 그 장면이 타카시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줬다"라고 떠올렸다.

막상 종영이 다가오니 아쉬움이 밀려온다는 김남희는 "모든 장면이 아쉬웠다. 다 다시 하고 싶다. 잘할 자신은 있는데 더 잘했다는 평을 받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곧 있을 결혼 준비로도 바쁜 그다. 인기 드라마 주조연의 기쁨과 새신랑으로서 설렘을 함께 맞느라 정신이 없을 김남희였지만, 결혼 후에도 꾸준히 연기를 하고 싶다며 벌써부터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그리고 연기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타협하지 않는 열정을 드러냈다.

"한 작품, 한 장면 최선을 다해서 만들어야 시간이 지나도 시청자들에게 '그 작품 정말 최고였어'라는 말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타협하고 싶지 않아요. 대충하지 않는 것. 그게 배우 인생에서 굽히지 않을 신념이죠."

[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김남희|모리 타카시|미스터 션샤인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