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인들 다시 거리에 서다..추석연휴 '문체부 블랙리스트 이행계획' 규탄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2018. 9. 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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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광화문광장 이후 처음..서울역·남부터미널서 대국민 홍보 나서
예술인들이 추석연휴인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서울역·남부터미널서 '문체부 블랙리스트 이행계획' 규탄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News1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연극·무용·미술 등 예술인들이 추석 연휴기간에 귀성객을 대상으로 서울역·남부터미널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가 발표한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이행계획'을 규탄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이 블랙리스트 관련해 시위에 나선 것은 촛불혁명 당시 광화문 광장에서 세워진 임시 공공극장 '블랙텐트'를 철거한 2017년 3월18일 이후 약 1년6개월만이다.

연극인 4864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대학로엑스(X)포럼'은 지난 22일부터 매일마다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모여 '문체부의 셀프 면책 블랙리스트 실행 공무원 징계 0명 규탄 시위'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무용인 617명이 활동하는 '무용인희망연대오롯'(이하 오롯)과 국립국악원 무용단 비상대책위원회도 지난 22일부터 매일마다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문체부는 징계 0명인 블랙리스트 이행계획 발표를 백지화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은 향후 블랙리스트 진상규명 및 적폐청산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라"고 주장했다.

김미도 연극평론가는 지난 22일 서울역에서 기자를 만나 "도종환 장관에 대한 배신감에 다시 거리로 나서지 않을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국정과제 1호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제가 지금 어떤 난관에 봉착했는지 좀 살펴보시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2015년 4월경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창작산실'사업 심의위원으로 참여해 박근형 연출의 작품을 배제하라는 요구를 받고, 이를 당시 도종환 국회의원에게 내부고발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공론화한 바 있다.

그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와 백서 발간에만 매달렸던 지난 1년이 이렇게 분노와 허탈감으로 돌아올 줄 몰랐다"며 "적절한 징계가 이루어지면 공무원들을 용서할 수 있었을텐데 이제 결코 화해하기 어렵다는 절망감이 든다"고도 말했다.

같은날 서울역 1인 시위에 참여한 홍태림 미술평론가는 "문재인 정부에서 이런 일로 밖에 나올 일이 없길 바랐다"며 "일이 이렇게 돌아가니 안타깝다"고도 말했다.

김미도 연극평론가(가운데)를 비롯해 연극·미술인들이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모여 '문체부 블랙리스트 이행계획'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News1

정영두 안무가는 지난 23일 양피로 짠 모자를 쓰고 1인 시위에 나서 남부터미널을 찾는 귀성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정 안무가는 "문체부의 블랙리스트 셀프면책 상황을 국민들께 더 알리고 싶어서 양피모자를 썼다"고 밝혔다.

정 안무가는 국립국악원이 2015년 블랙리스트 예술인을 배제하자 이를 공론화한 바 있다. 그는 "작품에 쓰려고 몽고에서 산 모자를 거리에서 쓸 상황이 문재인 정부 시절에 올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며 "믿고 기대했던 만큼 더 허탈하고 배신감이 크다"고도 말했다.

이동민 오롯 운영위원은 "국가범죄인 불랙리스트에 대한 후속 대처는 사회개혁과 적폐청산에 대한 새 정부의 실천의지와 태도를 결정짓는 표지석"이라며 "새 정부에 대한 불신임의 시민행동으로 확산될 수 있는 엄중한 사안임을 적시해야 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앞서 진상조사위는 지난 6월27일 수사의뢰 26명과 징계대상자 104명 등 총 130명을 명시한 '블랙리스트 방지를 위한 진상조사 책임규명 권고안'(이하 책임권고안)을 의결한 뒤 문체부에 권고했었다.

이에 문체부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이행준비단'(단장 기획조정실장, 이하 이행준비단)은 지난 2개월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률자문단의 법리 검토 등을 거쳐 수사의뢰 7명·징계 0명·주의12명을 골자로 하는 이행계획을 지난 13일 발표했다.

문화예술계는 이행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 참여한 민간위원들이 지난 18일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한 데 이어 한국출판인회의(회장 강맑실)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윤철호) 서울연극협회(회장 송형종)등이 규명 성명을 발표했다.

진상조사위에 참여한 바 있는 이양구 연출가는 "명절 연휴가 끝나면 지금까지 블랙리스트 대국민 사과문조차 발표하지 않은 예술경영지원센터를 시작으로 관련 기관에서 항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영두 안무가(왼쪽)를 비롯해 무용인들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남부터미널에서 모여 '문체부 블랙리스트 이행계획'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News1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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