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으로 묘역 관리..총수일가의 '기업 사유화'

박혜진 2018. 9. 26.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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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벌들이 자신의 가족묘역을 관리하는 데 회사의 인력과 돈을 동원하고 있는 실태, 연속 보도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하는 회사를 제 것처럼 대하는 재벌들의 행태, 근절할 방안은 없을까요?

또다른 사례들과 함께 박혜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현대 정주영 전 명예회장 등이 잠든 가족 묘역입니다.

면적만 6만 제곱미터, 형제들은 갈라섰지만 묘역 땅은 공동 소유입니다.

묘역 전체가 철제 울타리로 둘러 싸여 있고, 입구는 CCTV와 함께 철문이 굳게 막고 있습니다.

[시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현대자동차한테 대금을 받으신 거잖아요.) 네. (대금은 얼마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다 다르죠. 어떤 작업이냐에 따라서 다르고, 다 달라요."]

알고보니 관리인도 현대차가 용역업체를 통해 고용했고, 급여도 현대차가 지급했습니다.

현대차는 관련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정몽구 회장 측이 직접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음성변조 : "(이전에는) 저희 현대차그룹에서 용역회사에 비용을 지급했던 부분이고, 8월부터는 회장님이 직접 계산을 하는 부분인거죠."]

이 곳은 효성 조석래 회장 부친 조홍제 전 회장의 묘역입니다.

묘역 아래, 고급스런 한옥 건물들이 눈에 띕니다.

묘역 땅은 조석래 회장 일가 소유, 하지만 한옥 건물은 그룹 지주사인 주식회사 효성 소유입니다.

건물 조감도를 보니, 휴게실과 기사 대기실이 따로 있는데, 전시실로 돼 있는 공간 3곳이 눈에 띕니다.

조석래 회장이 부친을 위해 기념관을 만든 겁니다.

효성은 기념관 건축 직후부터 해외바이어 등 외빈 접대를 위한 영빈관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건물 관리인/음성변조 : "영빈관으로, 그렇게 쓰는 것 같아요. 조 회장님이 한창 하실 때는 외국 바이어 손님들도 가끔 와서…."]

상식을 벗어난 재벌들의 황제 경영, 조상 묘역을 돌보는 가족의 일상 생활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박혜진기자 (roo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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