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재벌묘역④] 오리온 편 : 직원 땅에 부친 묘..재벌 묘역 '위법 투성이'

양예빈 2018. 9. 2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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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청도군의 한 작은 시골 마을.

이 묘역과 주차장 땅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땅 주인은 오리온 담 회장이 아닌 직원 류 모 씨.

마을 주민들은 일 년에 한두 차례씩, 오리온 직원들이 찾아와 묘역 정돈을 한다고 말했다.

회사 일을 위해 고용된 직원들이, 담 회장에게 토지 구입을 위한 명의를 빌려주고, 묘 조경 관리, 묘역 정돈에까지 동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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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시골 마을 묘역, 불법이 숨어있다?

경상북도 청도군의 한 작은 시골 마을. 고요한 마을 길을 따라 오르면 큰 비석 하나와 분묘 2개가 있다. 오리온 담철곤 회장 선친의 묘다. 길 아래에는 묘 방문객을 위한 주차장이 있다.


오리온 선친의 재벌가의 묘라고 보기엔, 크게 관리가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풀들이 무성하게 나 있고, 무덤 앞에는 햇빛을 가리기 위한 검은색 가림막이 잔뜩 들어서 있다. 무덤을 지키는 석상도 있었지만, 크기가 그다지 크진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묘역에도 여러 불법이 숨어있었다.

■ 명의도 직원, 관리도 직원

이 묘역과 주차장 땅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땅 주인은 오리온 담 회장이 아닌 직원 류 모 씨. 류 씨는 오리온 비서실 출신으로, 취재 결과 지금은 오리온의 한 지방 영업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오리온 측은 지역 거주자만 땅 구입이 가능해 직원 명의로 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부동산실명법 위반이다. 묘역 관리에 직원들도 동원된다. 마을 주민들은 일 년에 한두 차례씩, 오리온 직원들이 찾아와 묘역 정돈을 한다고 말했다. 몇 년 전까지는 묘 조경을 담당하는 직원이 내려와 조경을 도맡아하기도 했다고 했다. 회사 일을 위해 고용된 직원들이, 담 회장에게 토지 구입을 위한 명의를 빌려주고, 묘 조경 관리, 묘역 정돈에까지 동원된다. 재벌 일가가 직원들을 대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땅은 묘역으로 쓸 수 없는 곳

위반 사항은 이뿐만이 아니다. 등기부 등본상 이곳의 지목은 '전(밭)', 농사를 지어야 하는 곳이다. 묘가 들어설 수 없다. 농지법을 위반한 것. 관할 청도군청은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오리온 측은 주차장에만 몇 그루의 나무를 심어놓았을 뿐, 묘는 그대로 두었다. 담 회장측이 묘를 옮기지 않아, 이행 강제금을 내는 중이다.


담 회장 측은 묘를 옮길 자리를 전국 각지로 찾고 있다고 밝혔다. 조상을 기리는 일이기 때문에 난감한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청도군청은 담철곤 회장 측에 대해 고발 조치를 준비 중이다.
[연관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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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빈기자 (yea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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