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묘역③] 현대차 편 : '파견업체 소속' 묘지기?..현대家의 은밀한 묘역관리

김덕훈 입력 2018. 9. 25. 19:04 수정 2018. 9. 2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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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창업주 고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묘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에 있다.

산과 임야 6만㎡를 울타리로 둘러싼 묘역은 주민들이 '현대농장'이라 부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현대차그룹 직원들 역시 묘역 관리에 동원됐다는 증언도 있다.

업무상 배임 가능성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묘역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이미 그룹 내부에서 논의하던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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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창업주 고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묘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에 있다. 산과 임야 6만㎡를 울타리로 둘러싼 묘역은 주민들이 '현대농장'이라 부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정 전 회장 부모, 정 전 회장 부부, 동생 정신영 씨, 아들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 등이 잠들어 있는 가족묘다. 묫자리 땅 주인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5명이다.

묘역은 10년째 정 모 씨가 관리 중이다. 주민들은 60대인 정 씨가 "충청도 출신 외지인으로 동네 사람들과 크게 교류가 없다"고 말한다. 정 씨는 아내와 함께 묘역 내에서 주로 생활한다. 묘역 내에는 묘 관리인이 사는 단층집과 자재 보관 창고 등이 있다.


관리인 월급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댄다. 인력 파견업체를 통한 간접채용 방식이다. 월급은 2백만 원이 넘는다. 현대차그룹은 "2001년 정 전 회장 사후 그룹에서 인건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18년째 묘지기 인건비로만 약 4억 원이 들었다.

묘역 6만㎥를 둘러싼 울타리 설치, 조경, 정주영 추도식 비용도 회사에서 지출한다. 울타리 설치업체 관계자는 현대차로부터 공사 대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액수는 현대차에 물어보라"고 말했다. 재벌가 묘 관리는 재벌에게도, 묘역 조성에 관여한 업체에도 민감한 문제다.

이 모든 관리는 현대엔지니어링 소속 A 상무가 맡아왔다. 20년 전 현대에 평직원으로 입사한 뒤 총수 일가 관련 사무를 도맡아 처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 직원들 역시 묘역 관리에 동원됐다는 증언도 있다. 주민들은 "부장급 직원들이 자주 와 묘역을 둘러보고, CCTV 설치도 추진했다"고 말했다.

업무상 배임 가능성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묘역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이미 그룹 내부에서 논의하던 문제"라고 밝혔다. 잘못이 있는 걸 알고서도 총수 일가와 관련된 일을 쉽게 고칠 수 없었다는 고백이다. 취재가 시작된 이후에야 회사는 묘지기 월급을 정몽구 회장 개인 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총수 일가의 기업 사유화는 내부 문제 제기만으로는 고쳐지지 않는다는 공식만 더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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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훈기자 (stand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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