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로 쓴 이력서로 취업성공한 아르헨 무일푼 청년
[서울신문 나우뉴스]

이력서를 출력할 돈도 없는 빈털털이 청년이 정성껏 손으로 쓴 이력서 덕분에 일자리를 얻게 됐다. 그런 그를 위로하면서 취업에 도움을 준 건 우연히 그를 알게 된 한 상점의 점원이다.
카를로스라는 이름을 가진 21살 아르헨티나 고졸 청년의 이야기다. 아르헨티나 제2의 도시 코르도바에 사는 카를로스는 최근 한 상점을 방문했다. 점원을 구한다는 공고는 붙어있지 않았지만 혹시 일자리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상점엔 손님이 가득했다. 카를로스는 순서표를 끊고 차분하게 기다린 끝에 한 점원과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혹시 사람이 필요하지 않나요?"라고 묻는 카를로스에게 에우헤니아라는 이름의 여자 점원은 "지금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지만 나중에 혹시 모르니 이력서를 놓고 가라"고 했다.
돌발(?)상황이 발생한 건 그때였다. 단 한푼도 갖고 있지 않던 카를로스는 "이력서를 써도 출력할 돈이 없어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런 카를로스에게 여자 점원은 "꼭 컴퓨터문서가 아니어도 된다. 손으로 쓰면 된다"며 종이와 펜을 내줬다.
카를로스는 "(내게도) 공책과 볼펜이 있다"면서 상점 한 구석에서 손글씨 이력서를 써내려갔다. 꼼꼼한 알파벳 필기체로 완성된 이력서를 내밀자 여자 점원은 "꼭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면서 활짝 웃어보였다. 그리고 여자점원의 예언(?)은 적중했다.
여자점원은 그날 자신의 SNS(소셜네트서비스)에 청년의 이력서 일부분을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
그러면서 있었던 일을 짧게 소개하고 "이력서를 출력할 돈이 없는 게 무슨 문제가 될까요? 그가 원하는 건 일자리일 뿐인데요. 내일은 카를로스에게 정말 위대한 하루가 되길 바래요"라고 덧붙였다.
포스트는 순식간에 SNS를 통해 퍼졌고 카를로스에게 일자리를 주겠다는 제안이 여기저기에서 빗발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한다는 한 남자는 "글씨를 보니 차분한 성격의 청년 같다"면서 꼭 일할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이력서 사진을 올린 여자점원에게도 칭찬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그냥 돌려보내지 않고 이력서를 남기라고 한 건 정말 잘한 일" "서로 돕는 사회를 보게 돼 마음이 뭉클하다. 에우헤니아의 따뜻한 마음이 고맙다"라며 박수를 보냈다.
카를로스의 사연은 24일(현지시간) 클라린 등 현지 언론에 소개됐다.
사진=클라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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