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괴물' 류현진, 리치 힐처럼 대박 터트릴까

양형석 입력 2018. 9. 25. 10:51 수정 2018. 9. 2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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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류현진, 부상 복귀 후 3승 3패 ERA 1.93 '대활약'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의 후반기 질주가 매우 뜨겁다. 류현진은 24일(이하 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4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6승째를 챙겼다. 두 경기 연속 6이닝 이상 무실점 투구를 기록한 류현진은 후반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1.93, 9월 2승 2패 ERA 1.50이라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불과 40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류현진의 시즌 후 전망은 매우 어두웠던 것이 사실이다. 3승 무패 ERA 2.12로 승승장구하던 5월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원정에서 사타구니 부상을 당하며 무려 105일 간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이미 어깨부상으로 2년의 공백을 가졌던 전력이 있는 만큼 다시 좋은 계약을 만들기란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부상 복귀 후 한 달 반 동안 엄청난 활약을 펼치면서 류현진에 대한 현지 야구 팬들과 언론의 분위기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변했다. 과연 류현진은 올 시즌이 끝난 후 6년 전처럼 만족할 만한 계약을 따낼 수 있을까. 아직 시즌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다저스의 동료 리치 힐의 사례에서 류현진의 미래를 조심스럽게 예측해 볼 수 있다.

만 36세 시즌에 대폭발하며 3년 4800만 달러 계약 따낸 리치 힐

2005년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한 힐은 2007년 32경기에서 11승8패 ERA 3.92를 기록하며 컵스 선발진을 이끌어갈 선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2008년부터 등 부상에 시달리다가 2009년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이적했고 볼티모어에서도 어깨 부상 때문에 허송세월을 보냈다. 힐은 2010년 6월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했지만 다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힐은 2012 시즌 불펜 투수로 25경기에 등판해 1승1.83을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이적 후 풀타임으로 활약한 2013년 힐은 63경기에서 1승 2패 ERA 6.28로 부진하며 불펜 투수로도 한계를 보였다.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던 2014년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내구성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힐을 선호하는 구단은 많지 않았다.

힐은 2015년 선발 투수로 활약하기 위해 독립리그에 입단했고 2015년 8월 보스턴과 계약하며 다시 선발 기회를 얻었다. 4경기에서 한 번의 완봉승을 포함해 2승1패 ERA 1.55로 호투한 힐은 2016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1년 6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컵스의 유망주에서 이런 저런 부상으로 독립리그까지 내몰렸던 힐이 2007년 이후 9년 만에 풀타임 선발 투수로 활약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힐은 2016년 오클랜드에서 14경기에 등판해 9승 3패 ERA 2.25로 뛰어난 성적을 올렸고 그 해 8월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힐은 다저스 이적 후에도 6경기에서 3승 2패 ERA 1.83의 뛰어난 투구내용을 선보이며 클레이튼 커쇼에 이어 다저스의 2선발로 활약했다. 힐은 그 해 포스트시즌에서도 1승 1패 ERA 3.46으로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다 했다.

2016 시즌 힐의 활약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에게 큰 규모의 계약을 안기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부상 전력이 적지 않은 데다가 이미 만36세 시즌을 보낸 노장 투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저스는 힐이 보여준 안정된 투구에 믿음을 보였고 3년 48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안겨줬다. 그리고 힐은 3년 계약 후 작년과 올해 연속으로 두 자리 승수를 올리며 다저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후반기 성적 커쇼보다 뛰어난 '코리언 몬스터'의 무서운 질주
 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지난 9월 11일(현지 시각)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진행된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류현진은 2013년 빅리그 진출 후 2년 연속 14승을 기록하며 커쇼와 잭 그레인키(애리조나)에 이은 다저스의 3선발로 자리매김했다. 그 때만 해도 국내 야구팬들은 류현진이 2017년까지 750이닝을 채워 옵트 아웃(계약조건보다 일찍 FA를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을 선언해 더 좋은 계약을 따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의 '조기 FA' 꿈은 2015년 어깨수술을 받으면서 허무하게 날아갔다.

2년의 힘든 재활 끝에 작년 시즌 빅리그로 돌아온 류현진은 25경기에 등판해 5승 9패 1세이브 ERA 3.77의 성적을 기록했다. 어깨수술을 받은 후 복귀 시즌임을 고려하면 나무랄 데 없었지만 작년 시즌 104승을 거둔 다저스의 선발 투수로서는 만족하기 힘든 성적이었다. 불펜 경험이 거의 없는 류현진은 월드시리즈까지 이어진 작년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여정에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한창 좋은 구위를 자랑하던 시즌 초반 사타구니 근육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한 류현진은 시즌 후 만족할 만한 계약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부상 복귀 후 3승 3패 ERA 1.93의 '괴물모드'를 이어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실제로 류현진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좌완투수 커쇼(2.17)와 다저스가 자랑하는 특급 유망주 워커 뷸러(2.14)를 능가한다.

류현진은 2015년 어깨 수술과 재활로 중요한 빅리그 커리어 2년을 날렸고 올해도 재활만 3개월이 걸린 제법 큰 부상을 당했다. FA를 앞둔 선수에게 부상 경력 만큼 나쁜 조건도 없다. 하지만 만31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류현진은 2년 전 다저스와 대형 계약을 맺었던 힐보다 5살이나 어리다. 다저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류현진이 다저스타디움에서 통산 18승 13패 ERA 2.85로 매우 강했던 점도 호재다.

변수는 역시 가을야구에서의 활약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가을야구 로테이션에 대해 함구하면서도 류현진이 '빅게임 피처'라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만약 류현진이 가을에도 올 시즌 후반기 같은 뛰어난 투구를 이어간다면 류현진의 가치는 또 한 번 크게 뛰어 오를 것이다. 그 이후의 협상은 구단들에게는 '악마'지만 선수에게는 언제나 최고의 계약을 안겨주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에게 맡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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