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앵커&리포트] 한진 조양호, 부친 묘소 관리에 '계열사 동원'

이세연 입력 2018. 9. 24. 21:47 수정 2018. 9. 24.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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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4일) 추석을 맞아 성묘 다녀온 분들 많으실 텐데요.

보시는 것처럼 잘 다듬어진 조경수와 곱게 깔린 잔디, 누가 봐도 정성을 참 많이 들인, 이 평범치 않은 묘역들은 누구의 것일까요?

호화 분묘 논란이 일기도 한 재벌기업 창업주들의 묘역입니다.

법을 어기지 않는 범위에서 능력만큼 조상을 모시는 건, 누구도 비난할 수 없죠.

하지만 이 묘역관리를 재벌 계열사들이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계열사에 손해를 끼치고 결국 피해가 주주들에게 돌아갑니다.

KBS는 오늘(24일)과 내일(25일), 우리 나라 재벌가들의 선영 관리 실태를 보도합니다.

먼저 한진그룹입니다. 조양호 회장 선친들의 묘역 관리를 그룹 계열사들이 도맡아 하고 있었습니다.

이세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연관기사] [단독] 회사땅에 창업주 묘?…삼성물산의 ‘특별관리’

[리포트]

울창한 나무 숲 한가운데, 언덕을 따라 자리 잡은 분묘들.

정면으론 대형 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한진 창업주 조중훈 전 회장 등 조양호 회장 조상들 묘역입니다.

묘역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입구에는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 있고, 누군가 살고 있는 집도 한 채 들어서 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1층짜리 작은 건물 말씀하시는 거죠? 거기가 이제 여기 대한항공 땅 관리해 주시는... (대한항공 가족분들이신가요?) 그건 아닐 거예요."]

묘역을 돌보는 관리인이 사는 집입니다.

관리인을 만나 봤습니다.

[묘역 관리인/음성변조 : "나는 그냥 지키고만 있는 거고, 그냥 경비... 내가 여기 사니까 그냥 지켜주는 거지. 농사도 짓고."]

마을에 살면서 묘역을 돌봐준다는 관리인은 알고 보니 한진 계열사 정석기업 소속이었습니다.

조양호 회장의 자택 경비 비용 대납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곳입니다.

묘역 관리인은 정석기업에서 한 해 천만 원 넘는 돈을 받고 있었습니다.

[묘역 관리인/음성변조 "(계열사에서 월급을 받으시잖아요. 대한항공에서 직접 받으시는 거예요?) 대한항공이 아니고, 지금 말썽이 난 정석기업 있잖아. (백만 원은 넘게 받으세요?) 그래. 관리비 조금 주는 거지."]

등기부를 확인해보니, 묘역 관리인의 집과 사당 모두 대한항공 땅에 지어졌습니다.

[묘역 관리인/음성변조 : "(대한항공 직원들이 와서 관리할 줄 알았는데?) 직원들이 관리를 하는 거지. 사실적으로 보면 거기서 인부를 사서 (풀을) 깎으니까."]

심지어 3분 거리에 있는 대한항공 연수원에서도 하루에 몇 차례씩 순찰을 돌기도 합니다.

[대한항공 연수원 직원/음성변조 : "(대한항공에서 나오신 거죠?) 네네. (매번 이렇게 왔다 갔다 하시는건지?) 아뇨. 여기 점심시간 지나면 한 번씩 나와요."]

그룹 차원에서 묘역 관리를 하고 있는 겁니다.

조양호 회장 가족 일에 회사의 돈과 인력을 동원하는 건 회사와 주주에 해를 끼치는 행위입니다.

KBS 취재가 이어지자, 조 회장 측은 앞으로 직접 묘역 관리를 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한진그룹 관계자/음성변조 : "그룹 계열사에서 부수적으로 선영 관리도 했습니다. 향후 묘역 관리는 회사에서 전혀 관여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관리할 계획입니다."]

회사의 사적 이용으로 이미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양호 회장,

묘역 관리에 회사를 동원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추가 조사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이세연기자 (s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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