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밀착카메라] 연휴에도 특강 빼곡..노량진은 오늘도 '열공 중'

김도훈 2018. 9. 2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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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4일) < 밀착카메라 >는 추석을 맞은 서울 노량진의 '고시학원 거리' 입니다. '고시학원 달력엔 빨간 날이 없다'는 얘기도 있지요. 추석을 잊은 청년들을 < 밀착카메라 >가 만났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건물 창문과 간판마다 각종 임용을 알리는 문구가 빼곡합니다.

추석에도 거리 곳곳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학원이나 고시원에서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추석을 알려주는 것은 거리 곳곳에 붙어 있는 각종 추석연휴 특강 포스터들입니다.

'고시촌 달력에 빨간 날이 없다'는 자조섞인 말이 오가는 이곳은 노량진 고시학원 거리입니다.

[부동산 관계자 : 시험 주기에 따라서 움직이죠. 떨어지면 집에 내려갔다가 다시 또 오는 학생도 있고. 공부 안 해서 부모님한테 잡혀가는 아이도 있고. 이 동네 특징이죠.]

다세대주택 골목을 오가는 사람들도 대부분 공시생들입니다.

학원가에서 조금만 골목 안쪽으로 들어오면 이런 주택가들이 나타납니다.

겉보기에는 별반 다른 바 없어 보이지만, 골목 중간중간에 공부방이라고 적힌 팻말이 보입니다.

바로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숙식을 해결하는 자취방입니다.

[서연지/임용 시험 준비생 : 아니요 안 내려가요. 거의 두 달 남았어요. 기간이 얼마 안 남아서 그냥 여기 남아서 공부해야죠.]

[소방공무원 시험 준비생 : 경북 영주예요. (시험 언제예요?) 내년 4월요.]

12월에 추가채용을 앞둔 한 경찰 채용 준비 학원 강의실에는 학생들의 열기가 가득합니다.

[김원욱/경찰학원 강사 : 경찰은 2차 시험이 끝난 지 얼마 안 됐어요. 그런데 곧 12월에 3차 채용이 있기 때문에, 이번이 기회다 그러니까 공부하려고 노량진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상마다 외워야할 내용을 메모지에 빼곡하게 적어놓고, 미리 모의시험을 쳐보기도 합니다.

식사 시간이 되자 컵밥 거리로 공시생들이 몰립니다.

3000~4000원 컵밥으로 한끼를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인근 편의점에도 혼자 도시락을 먹는 공시생들이 대부분입니다.

[경찰공무원 시험 준비생 : 혼자 먹는 밥이 아니라 어머니가 해준 음식, 가족들이랑 먹는 따뜻한 밥이 아무래도 그립기도 하고 많이 생각나죠.]

체육관들도 공시생들로 북적입니다.

경찰이나 소방, 교정직 준비생들은 따로 체력검사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학원과 체육관, 독서실까지 거친 준비생들은 늦은 밤에야 자취방으로 돌아옵니다.

[김슬기/경찰공무원 시험 준비생 : 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친척들 보기도 아직 합격을 못 했으니까 좀 부담스러운 것도 있고요. 이번에 3차 시험 기다리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공시생들의 합격 여부에 따라 고시촌 주민들의 희비도 엇갈립니다.

[고시촌 주민 : 여기서 시험 합격해서 나가는 애들. 잘돼서 잘 가야 기분이 좋죠. 그동안 고마웠다고.]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40만 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대입수능시험 응시자의 75%에 이릅니다.

매년 청년 일자리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추석연휴 노량진 고시학원가의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청년들이 더이상 외로운 눈칫밥이 아니라 집밥을 먹을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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