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망루·굴뚝 위 '외로운 싸움'..그들은 왜 스스로 가뒀나?

이승철 2018. 9. 22.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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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많은 사람들이 추석 연휴 기간 가족, 친지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실 텐데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늘 감옥'이라 불리는 수십 미터 높이의 망루와 굴뚝에서 수백 일째 농성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인데요.

이승철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지상으로부터 20미터.

위태로워 보이는 이 망루 위가 김재주 씨의 보금자리입니다.

땅을 밟아본 지도 어느덧 1년이 넘었습니다.

끼니는 하루 두 번 올라오는 3천 원짜리 도시락이 전부입니다.

[김재주/택시 기사 : "도시락이라 반찬이 시원치 않아요. 제가 여기서 먹는 게 주로 많이 먹는 게 김치찌개거든요."]

김재주 씨가 스스로 하늘 위 독방에 갇힌 건 택시 기사도 다른 노동자들처럼 일정한 월급을 받길 원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택시 기사들은 회사에 내야 하는 사납금 때문에 시간당 최저임금도 안 되는 들쭉날쭉한 수입을 받아갑니다.

[김재주/택시 기사 : "16시간 이렇게 일을 해야만 사납금을 벌고 집에 가져가려면 1~2만 원을 가져가야 해요."]

올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을 견뎌낸 김 씨는 이젠 추운 겨울을 대비합니다.

[김재주/택시 기사 : "제가 여기서 자는 장소인데 이 비닐을 친 이유는 겨울이 다가오잖아요."]

파인텍 노동자인 홍기탁 씨와 박준호 씨도 지상 75미터 발전소 굴뚝이 익숙한 생활공간이 됐습니다.

한 사람이 겨우 설 수 있는 난간이지만, 이곳에서 먹고, 씻고, 자기를 300여 일.

올여름 폭염도 그늘막 하나로 버텼습니다.

이런 극한상황을 견딜 수 있는 건 노사합의대로 다시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 때문입니다.

[박준호/파인텍 노동자 : "가족들이 저희 투쟁에 대해서 이해를 해 주시고 하니까. 좋은 결과로 마무리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내려가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풍성한 한가위에도, 극한의 공간에서 더 나은 노동조건과 동료를 위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이승철기자 (bullsey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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