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쪽같이 사라진 가족 '묘'..연락도 없이 납골당으로

한범수 2018. 9.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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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명절을 맞아 성묘를 갔는데 가족이나 친지 묘가 사라졌다면?

전주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찌 된 사연인지, 한범수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전주에 부모님 산소가 있는 이희권 씨는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러 갔다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지난 설 명절 때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부모님 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겁니다.

[이희권/전주시 삼천동] "벌초하러 술이랑 물이랑 다 가져왔는데… 와서 보니 이렇게 생겼으니 얼마나 황당하겠어요."

관할 구청에 알아보니 부모님 묘는 무연고로 분류됐고 유골은 이미 두 달 전 화장돼 김제의 한 사찰로 옮겨져 있었습니다.

납골당 한 구석에서 부모님 유골함을 발견한 이 씨는 오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희권/전주시 삼천동] "아이고… 아버지 어머니가 지금 여기 같이 있다는 얘기 아니예요. 지금 이게… 세상 천지에…"

50여 년 전 땅 주인에게 보상을 하고 묘를 썼는데, 땅 주인이 여러 번 바뀌면서 이 씨와 연락이 끊기는 바람에 무연고 묘로 처리됐다는 겁니다.

올해 초 이 땅을 새로 구입한 주인은 관련법에 따라 무덤을 없애기 넉 달 전부터 묘 주인을 찾는다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연고자를 수소문했다며 책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OO 부동산/땅 주인 대리인] "(연고자를 찾는) 플래카드도 붙였고… 연락을 하시려면 그 때 해결하셨어야지. 법에 의해서 우리가 4개월 이상, 5개월 가까이 (공지) 해놨는데, 그 양반이 안 나타나셔서…"

반면 이 씨는 묘를 쓴 뒤 50년이 넘도록 아무런 연락도 받은 적이 없고 아무 문제도 없었다며, 땅 주인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부모님 묘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죄책감은 이 씨에게 지우기 힘든 상처로 남았습니다.

MBC뉴스 한범수입니다.

한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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