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내려 팔아주세요"..9·13대책 일주일만에 강남에 급매물

박상길 2018. 9. 2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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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2000만원 내려서 팔아주세요".

9·13 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 만에 강남에서 급매물이 등장해 약발이 먹혀든 모양새다.

9·13 대책으로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가 20억원에 내놓았던 전용면적 84㎡를 19억8000만원으로 2000만원 낮춘 것이다.

잠원동에서도 9·13 대책 이후 다주택자의 매물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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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 대책 발표 후 서울 강남 지역에서 2000만원을 내린 급매물이 등장해 약발이 먹혀든 모양새다. 강북은 아직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사진은 송파 일대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일단 2000만원 내려서 팔아주세요".

9·13 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 만에 강남에서 급매물이 등장해 약발이 먹혀든 모양새다. 강북은 아직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급매물이 나왔다.

9·13 대책으로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가 20억원에 내놓았던 전용면적 84㎡를 19억8000만원으로 2000만원 낮춘 것이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원래 매물로 나왔던 집인데 세금 문제 때문에 가격을 조금 깎아서라도 빨리 팔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의 전용 84㎡는 한때 호가가 20억원을 넘어섰으며 여전히 대부분 매물의 호가는 20억원이다. 잠원동에서도 9·13 대책 이후 다주택자의 매물이 나왔다.

9·13부동산 대책 발표 후 강남권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세보다 낮은 호가의 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대부분은 9·13 대책으로 세금을 많이 물게 된 다주택자의 매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일부 급매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높은 호가를 유지하고 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강남구 도곡동 도곡삼성래미안 등에서도 호가가 1억원 떨어진 매물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로 보긴 어렵고 오히려 호가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일부 다주택자는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을 팔기보다는 8년 이상 가지고 가는 방안을 선택하고 있다. 지난 17일까지 강남구청에서 집계한 신규 임대사업자 등록 건수는 1050건에 달했다. 7월 한 달 등록 건수인 245건의 4.3배, 8월 345건의 3배에 달한다.

'마·용·성'으로 불리며 한강 이북지역 집값을 주도했던 마포, 용산, 성동구는 매물도, 매수자도 없는 상황이다. 집주인은 지역 내 개발 호재가 충분한 점을 이유로 세 부담이 늘더라도 최소한 현재 호가 밑으로는 집을 팔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매수자들은 지금이 '꼭대기'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9·13 대책 부작용으로 전셋값 상승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집값이 방향을 못 잡음에 따라 매수자가 매수를 보류하고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세 수요가 늘면 전세시장의 수급이 깨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집주인이 높아진 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반포동 인근 한 중개업소는 "집을 사려던 손님이 9·13 대책이 나온 이후 상황을 두고 보겠다며 대신 전세를 알아봐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출이 막힌 탓에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 투자자의 경우 신규 세입자를 구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임대인 우위의 시장으로 가긴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용산구의 한 중개업소는 "올해 말과 내년 수도권 입주물량이 적지 않아 전세는 공급이 부족하지 않은 편"이라며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리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연말 송파에서 9510가구에 달하는 '헬리오시티'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이 일대 전셋값이 동반 하락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이후 9·13대책 이후 관망하고 있는 주택시장의 움직임이 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기자본은 적은데 대출에 의존해 '똘똘한 한 채'를 무리해서 사들였다가 이자 부담이 커진 차주, 살던 집값이 올라 종부세 부담이 커진 차주 등이 먼저 매도를 타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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