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 챔스, 이강인에겐 좁은 무대'..칭찬일색

19세 이하 챔피언스 리그 데뷔전 치른 17세 이강인, 팀은 패했으나 맹활약 펼치며 관심 독차지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일찌감치 성인 무대로 월반한 이강인(17)에게 더는 연령별 대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발렌시아의 '특급 유망주'로 평가받는 이강인은 19일 밤(한국시각) 유벤투스와의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유스 리그 H조 1차전 홈 경기에 출전했다. 유스 리그는 19세 이하 연령대의 UEFA 챔피언스 리그다. 실제로 유스 리그는 올 시즌 성인 무대에서 열리는 챔피언스 리그의 대진 추첨 결과를 그대로 적용한 채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발렌시아 U-19 팀은 유벤투스에 0-1로 패했다. 스페인 3부 리그 소속 성인팀 발렌시아 메스타야(2군)의 풀타임 선수로 승격한 이강인은 이날 올 시즌 들어서는 처음으로 19세 이하 팀에 합류해 공식 경기에 나섰다. 발렌시아 구단은 올 시즌 이강인을 스페인 2부 리그 승격을 노리는 2군 팀 붙박이 주전으로 중용하며 종종 1군 훈련에 합류시키고 있다. 그러나 19세 이하 레벨에서는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꼽히는 유스 리그에서는 이강인을 팀의 '에이스'로 활용하겠다는 게 발렌시아의 올 시즌 선수단 운영 방침이다.

스페인에서 스포츠 전문지로는 부수가 30만 부 이상으로 가장 높은 '마르카'는 발렌시아 U-19가 홈에서 패했는데도 이강인의 활약 만큼은 빛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르카'는 경기 후 보도를 통해 "이강인에게 유스 리그는 너무 작은 무대다. 현실이 그렇다. 그를 띄워주려고 필터를 씌운 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이강인은 대단한 선수이며 그는 유럽 최고의 청소년 축구 대회에서 열린 유벤투스전의 볼거리였다. 그러나 축구에서는 골을 넣지 못하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이강인은 '한국인 축제(festival del Coreano)'를 벌였으나 정작 발렌시아는 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이강인은 등번호 10번을 달고 4-4-1-1 포메이션을 가동한 발렌시아 U-19의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처진 공격수로 풀타임 활약했다. 그는 유벤투스를 상대로 두 차례나 강력한 슛으로 크로스 바를 강타했고, 최전방 공격수 조르디 에스코바에게 완벽한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날카로운 키패스를 연결하는 등 시종일관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였다.

더 인상적인 점은 이강인이 현재 나이가 17세에 불과한 데도 성인 무대인 스페인 3부 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19세 대회인 유스 리그에서는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이날 선발 출전한 발렌시아 U-19 선수 11명 중 무려 8명이 2001년생 이강인보다 나이가 많았다. 그보다 어린 선수는 공격수 에스코바(2002년생)와 수비수 바스케스 알칼데(15)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