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개정 없인 '반쪽짜리' 9·13 대책..국회 논의는 '첩첩산중'

이재원 기자 2018. 9. 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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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與 종부세법·소득세법 등 의원발의 총력..野 '맞불 발의'에 논의 난항 예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방안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정부가 강도높은 9.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실현까지는 갈 길이 멀다. 성패 여부를 떠나 세금, 금융, 공급을 망라하는 대책들이 계획대로 진행되려면 국회에서 법안을 손봐야 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세금 폭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세제 정책과 다주택자 대출 축소 등 금융과 연관된 대책들은 세법 시행령과 금융감독규정만으로 실현이 가능하다. 정부 차원의 조치들은 빠른 시간 내에 완료, 시장을 압박할 수 있다. 나머지는 국회 몫이다. 대책이 나왔지만 국회 논의가 늦어지면 또다시 ‘반쪽짜리 대책’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고 세율을 3.2%로 올리기로 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정이 대표적이다. 주택 갈아타기 수요를 막기 위해 실거주 요건 등을 강화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혜택 축소 역시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같은 법안들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의원 입법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제출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종부세법은 국회 기획재정위(기재위) 여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이 대표발의한다. 김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발표 전부터 정부와 협의해온 만큼 최대한 빨리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득세법 개정안 등도 다른 의원들이 준비 중이다.

부동산과 밀접한 국회 국토교통위도 잰걸음에 나섰다. △부동산 중개업자의 시세 담합을 단속할 수 있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 △부당 청약 등의 단속 강화를 위한 ‘주택법’ 개정안 △임대사업자 양도 금지를 위한 ‘임대주택법’ 개정안 등도 이번 대책과 유관하다. 국토위 소속 여당 의원들이 이번 대책을 반영해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여야는 벌써 대립 중이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3일 대책 발표 직후 “부동산 안정 대책이 조기에 성과를 거두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중산층 세금폭탄 현실화”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야권 의원들은 정부안에 맞서는 법안들을 속속 발의하고 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발의한 종부세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채 의원은 “정부 대책이 부실하다”며 다주택자에게만 종부세율 5%를 적용하는 개정안을 내놨다.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는 소득세법 개정안도 함께 내놨다.

이날 발의된 채 의원의 법안 외에도 종부세 산정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폐지안(심상정 정의당·박주민 민주당), 고령자 종부세 감면 확대안(이은재 한국당 의원안) 등이 있다.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열리는 기재위 조세소위에서 논의한다. 아직 발의되지 않았지만 야권에서 대책 발표 전부터 ‘분양원가 공개’, ‘거래세 인하’ 등을 주장해온 만큼 관련 법안도 발의될 전망이다. 이 역시 이번 대책에 맞춰 각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첩첩산중이다. 여야의 법안이 제각기인데다 일각에선 특정 지역에 대한 징벌적 과세라는 이유로 과세 형평성 논란에 위헌 여부까지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세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와 종부세 과세 대상에 새롭게 포함된 1~2주택자의 반발까지 더해지면 국회 논의는 수렁으로 빠질 전망이다. 기재위를 통과해도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또다시 발목잡힐 수 있다.

이에 여권에선 이번 부동산 대책과 관련된 법안들을 ‘예산 부수 법안’으로 정하는 우회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여소야대 구조적 한계 속에선 제때 개정안 통과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부동산이 끝을 모르고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가 우선 강력한 신호(시그널)을 던진 것 아니냐”며 “시장이 주춤할 때 대책을 현실화 해야 진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부세법 개정안, 소득세법 개정안 등이 예산 부수 법안으로 지정되면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 하루 전인 12월1일에 정부 예산안과 함께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결단에 달린 문제다. 하지만 이 경우 야권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본회의와 예산안 처리까지 보이콧하고 나설 경우 여당도 난감한 상황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이재원 기자 jayg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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