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발 공익위원 논란, 최저임금위 개편 시작되나

최저임금 논란이 속도조절을 넘어 결정방식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최근 한두달새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선출권을 국회 등에 나눠주는 내용의 법안을 쏟아내며 대대적인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논의가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익위원 선출 방식보다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역할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어 야당과의 지향점이 다르다. 논의의 결과에 따라 임금정책 전반을 다루는 '공룡'조직이 탄생할 수 있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선출방식을 바꾸자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15건에 달한다. 특기할 점은 야당의원들의 개정안 발의가 최근 한두달새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7월 고용지표 악화 이후 이어진 야당의 공세가 행동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주장이 드러난 대표적인 안은 김학용 환경노동위원장(한국당)이 발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을 국회 교섭단체 의석수 비율에 따라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근로자와 사용자 위원을 위촉하는 경우에도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 위원장은 "공익위원은 현재 대통령이 임명하고 있는데 이걸 국회 교섭단체 의석비율 기준으로 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위원회 구정에 관한 문제는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이현재 한국당 의원도 공익위원 추천 주체를 국회로 하고, 최저임금위원회를 고용노동부에서 대통령 소속으로 바꾸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밖에도 소상공인연합회 등을 사용자위원에 추가하고 특별위원에 중소벤처기업부를 추가했다. 신보라 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서는 공익위원을 대통령과 여당, 야당이 추천하도록 했다.
사실 여당이 발의했던 개정안도 공익위원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최근 발의된 야당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이 2016년 8월 발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에서는 공익위원을 국회가 추천하도록 했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8월 발의한 안에서도 같은 내용이 담겼다. 여야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각 법안이 담고 있는 지향점은 다르다. 야당의 목적이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정부의 영향력을 줄이는 데 있다면 여당안은 임금정책 전반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만드는 게 목적이다.
여당안이 실현될 경우에는 최저임금에 국한된 이슈가 임금격차나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처럼 임금정책 전반을 다루는 컨트롤타워가 생기는 것. 당초 정부 몫이었던 공익위원 추천권을 야당과 나누더라도 임금정책을 추진할 새로운 동력이 생기고, 전장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정부여당에 불리할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박광온안은 공익위원을 선출방식 외에도 최저임금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의 임금정책위원회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률 뿐 아니라 노동정책 전반에 대해 다루는 위원회로 위상을 높이자는 내용이다. 박광온안이 채택되는 경우 논의의 중심은 최저임금에서 임금정책 전반으로 옮겨갈 수 있다. 한정애안에도 최저임금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으로 둬 최저임금에 대한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도록 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최저임금이란 좁은 틀에서 (노동정책이) 지엽적으로 논의되는 것보다는 임금정책위원회를 통해 포괄적 임금정책과 노동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며 "인권문제를 부처별로 다뤄도 인권위가 컨트롤타워가 되는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문제를 을과 을의 싸움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안재용 ,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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