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 원시인 조형물에 프랑스 고대 동굴벽화 "어이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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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청이 선사시대 관광명소를 조성하기 위해 원시인 조형물을 제작하면서 프랑스 고대 동굴벽화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대해 달서구청 관계자는 "원시인 조형물을 보고 프랑스 벽화가 왜 그려져 있는 지 묻는 전화가 간혹 걸려온다"며 "선사시대 유적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를 재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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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천재 이제석씨 작품…또 다른 논란
“춘향제 포스터에 로미오와 줄리엣 등장한 꼴”
대구 달서구청이 선사시대 관광명소를 조성하기 위해 원시인 조형물을 제작하면서 프랑스 고대 동굴벽화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조형물은 ‘광고 천재’로 불리는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인 이제석씨가 제작한 것이어서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달서구청은 지난 3월 선사시대 유적이 상당 부분 발굴된 달서구를 선사시대 관광특구로 개발키로 하고 진천동 대구수목원 인근에 길이 20m, 높이 6m의 거대 원시인 조형물을 제작했다. 깊은 잠에 빠진 원시인이 땅에 반쯤 묻힌 조형물 뒷면에는 선사시대 동물들을 벽화로 그려넣었다.
하지만 이 벽화는 1940년 프랑스 남서부 지역에서 발견된 고대 라스코 동굴벽화로 드러나면서 예산낭비와 도시미관 침해 논란에 이어 역사표절 시비에 휩싸이고 있다. 이 벽화는 구석기시대인 1만7,300여 년전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프랑스 관광객은 “지난 7월 대구를 방문했을 때 가이드가 원시인 조형물을 설명하면서 ‘달서구가 선사시대 대표 유적지’라고 설명했지만 그림은 프랑스 라스코 벽화가 그려져 있어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달서구청 관계자는 “원시인 조형물을 보고 프랑스 벽화가 왜 그려져 있는 지 묻는 전화가 간혹 걸려온다”며 “선사시대 유적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를 재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달서구의 선사시대 조형물은 이제석 대표가 만든 것이어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제석 대표는 “개인 창작품이 아니라 공공작품이다 보니 달서구청과 조율해 제작했다”며 “역사적 사실관계에 대한 논쟁보다는 작품의 하나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달서구의 원시인 조형물은 제작 당시부터 예산낭비에다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인근 주민 3,000여 명이 철거를 요구하는 서명을 구청에 제출하는 등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달서구에 사는 류행록(24)씨는 “원시인 조형물을 보면 남원 춘향제 포스터에 로미오와 줄리엣 사진을 넣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주변 상인들 민원을 묵살해가면서 혈세를 낭비한 결과물이 고작 짝퉁 벽화라니 기가 찬다”고 말했다.
달서구청은 1997년부터 진천.상인.월성동 일대에서 선사시대 유물과 구석기 유물이 발견되자 달서구를 선사유적 랜드마크로 조성하기 위해 관광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한편 대구에서는 지난해 중구청이 조선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어가 길과 동상을 만들었으나 당시 황제의 복장도 맞지 않고 대구 순행 목적도 반일감정 무마였다는 지적이 일면서 철거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mailto: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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