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플라스틱 쓰레기섬'에 '600m길이 청소기' 뜬다

박소정 기자 2018. 9. 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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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자정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태평양에는 거대한 ‘청소기’ 하나가 띄워질 예정이다. 하와이섬 부근에 형성된 ‘쓰레기 섬’을 청소하기 위해서 해양 쓰레기 부유물을 수거하는 거대 인공 장치가 8일(현지 시각) 샌프란시스코 항구를 출발했다.

길이 600m를 자랑하는 이 장치는 U자 모양을 형성해 마치 그물로 물고기를 몰아 잡는 방식과 비슷한 원리로 쓰레기를 수거한다. 아래에는 깊이가 3m인 막이 달려있다. 이 장치는 태양열로 작동되며 카메라, 탐지 센서, 위성 안테나 등이 장착돼 있어 본부에 위치가 보고된다. 육지로 수거된 쓰레기는 재활용될 예정이다.

2018년 9월 8일 하와이섬 부근에 형성된 ‘쓰레기 섬’을 청소하기 위한 거대 인공 장치가 예인되고 있는 모습. 길이 600m를 자랑하는 이 장치는 U자 모양을 형성해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수거한다. /오션클린업 트위터

거대 청소기 장치를 고안한 이는 네덜란드의 젊은 사업가 보얀 슬래트(24)다. 그는 16살 때 지중해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다가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많이 떠다니는 광경을 목격하고 해양 쓰레기를 청소하는 방법에 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슬래트는 단 300유로(약 39만원)의 자금으로 2013년 비영리단체 오션클린업을 세우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장치가 배치되는 곳은 태평양에 있는 거대 쓰레기섬인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다. 텍사스주의 두 배 크기에 이를 정도로 해양 쓰레기가 대거 모여 있어, 마치 하나의 섬을 이룬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곳에는 적어도 플라스틱 8만7000t을 포함해 약 1조8000억개의 쓰레기 조각이 모여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거대 청소기는 일단 이곳에서 임무를 수행한 후 1년 내에 돌아올 예정이라고 슬래트는 설명했다.

오션클린업은 5년 안에 수십개의 장치를 더 배치해, GPGP에 있는 쓰레기 절반을 수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장치는 내구성을 갖춰 어떠한 기후 조건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수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슬래트는 "20년 동안 바다에 머물면서 쓰레기섬의 90%를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쪽) 태평양에 있는 거대 쓰레기섬인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의 모습. GPGP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 광고제작자 마이클 휴와 달 데반스 드 알메이다(DAL&MIKE)는 이곳을 국가로 인정해달라고 UN에 요청했다. (아래쪽) 이때 만들어진 GPGP의 화폐와 여권. / DAL&MIKE 웹페이지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해당 장치의 부작용과 실효성에 관해 우려하고 있다. 비영리 해양보존단체 오션 컨서번시의 조지 리오나드 책임연구원은 플라스틱 쓰레기뿐 아니라, 해양 생물도 함께 제거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기후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그는 또 매년 90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추가 유입되고 있다며, 슬래트의 목표 달성 여부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세계 각국은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기 위한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빨대 등 플라스틱을 2021년까지 전면 사용 금지 조치하기로 했다. 미국 시애틀 등 일부 도시는 플라스틱 식기와 빨대를 제공하는 외식업체에 벌금 250달러(약 28만원)를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글로벌 기업 스타벅스, 맥도날드, 디즈니 등도 매장에서 빨대를 없애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는 일회용컵과 비닐봉투 사용량을 2022년까지 35% 감량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지난달 1일부터는 매장 내 플라스틱 컵 사용을 본격적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매장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빨대와 일회용 컵을 퇴출시켜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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