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다·관행으로 알았다"..'비자금 의혹' 법원장들의 변명
[앵커]
양승태 사법부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전국 법원장들에게 현금으로 나눠준 의혹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당시 돈봉투를 받았던 법원장들은 그저 관행인줄 알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승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5년, 여수에서 열린 전국법원장 회의.
각 법원장 자리엔 5만 원권으로 800만 원부터 2천400만 원이 담긴 봉투가 놓여있었습니다.
이날 하루 2억 7천여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이 돈에 대해서 돈을 받았던 당시 법원장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A 전 법원장 : "법원장회의 때 매년 저흰 주는 걸로 알고 있었죠. (매년 이렇게 나오는 구나라고 알고 계셨다는 건가요?) 네. 법원장들 법원 전체 활동비로..."]
수천만 원을 현금으로 받으면서 관행으로 이해했다는 겁니다.
공보관 경비인데 직원 회식비와 격려금으로 쓰였습니다.
[A 전 법원장 : "직원들이 이제 무슨 회식을 한다고 그러면 격려금을 주기도 하고, 특별히 노력한 사람들 격려금으로 주고 그랬죠."]
또 다른 법원장은 의아했다고 하면서도 별 다른 의심없이 돈을 받았습니다.
[B 전 법원장 : "좀 의아했거든요. 그래서 공보업무 비용으로 쓰는 건데 법원장한테 주는 거다라는 취지로 그렇게 들었던 걸로."]
아예 돈 받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참석자도 있었습니다.
[C 전 법원장 : "갑자기 3~4년 전에 돈 이야기 나와가지고 그때 어떻게 됐는지 상황을 기억합니까?"]
[D 전 법원장 : "(받긴 받으신 게 맞는 거죠?) 받았는지도 생각이 안 나는데. 저는 생각이 안 나는 걸로 그냥 정리해 주세요."]
검찰은 사기업의 횡령, 분식회계와 비슷한 형태로 대법원이 예산을 따내고 나눠 쓴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예산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대로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이승재기자 (sj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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