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① 그린벨트 토양오염 확인

부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센텀2지구 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이다. 이 사업은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일대 대규모 그린벨트를 풀어 거대한 첨단산업단지를 만드는 개발 사업으로, 현재 정부의 '혁신 성장 투자 프로젝트'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장밋빛 청사진으로 보이는 이 사업을 둘러싸고 특혜 의혹과 실효성 문제 등 논란이 일고 있다. KBS부산이 이 사업을 긴급점검했다. 그린벨트로 묶인 개발예정지의 토양 오염 사실을 단독 확인한 것을 포함해 부지 내 방산공장 보상금 책정 문제와 허술한 수요 조사, 그리고 교통유발 문제를 포함한 환경 문제까지 입체적으로 들여다보았다. 취재 내용을 앞으로 연속 보도한다.

총기 실탄을 생산하는 방위사업체 풍산 부산공장은 환경평가등급 1~2등급의 그린벨트 구역에 자리한 국가보안시설이다. 부산시가 추진 중인 센텀2지구 첨단산업단지에 포함된 이 공장 땅에서 오염 물질이 검출됐다. 지난해 4월,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의 '토양 오염 실태 조사' 결과를 입수해 확인했다. 풍산 공장 토양에서 검출된 항목은 'TPH'. '석유계 총 탄화수소'로, 기름 성분의 토양 오염 물질이다. 킬로그램당 800밀리그램인 기준치의 2배가 넘는 1,709밀리그램이 검출됐다. 그린벨트인 풍산 공장 땅에서 공식 조사로 오염 물질이 검출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공장 내 기름탱크 부근에서 검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토양환경보전법 제5조에 따라 '토양오염 실태조사에서 오염 물질이 우려 기준을 넘는 지역에는 토양 정밀조사를 해야' 한다. 이 규정에 따라 올해 4월, 관할 해운대구청은 풍산 측에 '정화 명령'을 내린 상태다. 이채식 부산시 수질보전팀장은 "범위라든지 깊이, 농도가 정확하게 어떻게 되는지 그걸 3개월 동안 실시했고 그 결과에 의해서 정화 명령이 나갔다"고 밝혔다.
시민환경단체는 부산시가 이 사실을 알고도 그린벨트 해제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오염 원인을 찾아 정화 작업을 마칠 때까지 그린벨트 해제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 상황.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전 사무처장은 "다른 절차를 신속하게 밟겠다는 건 토양오염 문제를 간과하거나 생략하겠다는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절차를 진행하기 전에 선행 조건으로 토양오염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정화사업을 마무리한 뒤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군으로부터 하얄리아 부대 땅을 넘겨받을 때도 토양 오염이 크게 문제가 된 바 있다. 불과 8년 전의 일이다. '센텀2지구 조성 사업'도 그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센텀2지구가 어떤 곳이며, 첨단산단 조성 사업이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정리해 보자면 이렇다. 센텀2지구는 해운대 반여, 반송, 석대동 195만 제곱미터 규모로, 센텀1지구, 기존 센텀시티보다 1.7배 더 크다. 이 예정지의 101만 제곱미터 즉, 절반 이상이 주식회사 풍산 땅이다. 풍산 땅 없이는 단 한 발짝도 센텀2지구 조성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
그런데 방위사업체 풍산 땅은 국가보안시설인 데다, 전체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다. 그린벨트 해제가 사실상, 사업의 첫단추인데, 풍산 땅 토양 오염이 확인됨에 따라 부산시가 사활을 걸고 있는 그린벨트 해제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문제의 개발예정지는 주식회사 풍산이 1982년, 방위사업을 조건으로 국방부로부터 사들인 공장 땅이다. 탄피 공장과 창고 등 나지막한 건물 30여 개를 빼고는 전부 숲이다. 사실상, 땅 전체가 그린벨트인 풍산. 이렇게 개발행위가 제한된 풍산 땅의 그린벨트를 풀어 센텀2지구를 조성한다는 게 부산시 계획이다.
김해종 부산시 단지조성팀장은 "환경평가 1, 2등급지가 55.3%로 돼있는데 현장 실사를 해보면 13.3%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충분히 그린벨트 해제라는 그런 산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 추진은 첩첩산중이다. 국가보안시설 1급인 땅의 그린벨트 해제는 지금까지 국내 어느 자치단체도 성공한 적이 없다. 그린벨트 해제로 풍산이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얻게 되는데 특혜시비가 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뿐만 아니다. 부산시의 그린벨트 총량 여분은 13.78제곱킬로미터. 풍산 땅이 1.8제곱킬로미터니까 그린벨트 남은 양의 13%를 한꺼번에 써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결정적으로 토양 오염이 확인돼 현장 정밀조사가 불가피해졌다. 그린벨트 해제 여부를 심의하는 곳은 국토교통부의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예정대로라면, 이달 말에 위원회가 열린다.
국토해양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전 위원인 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어쨌든 현재는 풍산 땅은 생태 2등급지다, 이걸 일단 고쳐와라, 바로잡고 와라, 모든 지역마다 현장 실사를 갈 수 없다, 그래서 이게 (이전 심의에서) 심의 안건에 아예 상정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장밋빛 전망과 함께 시작한 부산시의 센텀2지구 조성 사업. 뜻밖의 악재를 만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자료조사 : 최위지]
이이슬기자 (eslee3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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