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이어진 고통..쌍용차 해고자 아내들 "죽음 생각했다"

정다은 기자 입력 2018. 9. 6. 21:36 수정 2018. 9. 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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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에서 노동자들이 대거 정리해고 된 뒤 해고자들의 부인들은 생계를 책임져 왔습니다. 9년이라는 시간 동안 해고자들의 부인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살펴본 첫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밤 8시, 신혜경 씨가 백화점을 빠져나옵니다. 백화점 식품 매장 임시 직원인 신 씨는 쌍용자동차 해고자의 아내입니다.

전업주부였던 신 씨는 9년 전 실직한 남편 대신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신혜경/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아내 : 골반에 물이 차서. 되게 많이 아팠어요. 일하게 되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일은 안 해야 되는데 먹고는 살아야 하고.]

가장의 실직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들었습니다.

남편은 트라우마에 시달렸습니다.

[김인선/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 헬기 소리 들리고 잠도 못 자고. (가족들한테) 잠깐 나갔다 올게 나 가슴이 막 답답하고 그래서….]

[신혜경/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아내 : '짠'할 때도 있지만 화도 나요. 나갔다 들어오고 나갔다 들어오고 잠을 못 자고 저도.]

역시 해고자의 아내인 김미정 씨는 작은 회사에서 경리로 일하다 2년 전 암에 걸렸습니다.

암도 암이지만 쌍용차 해고자 가족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줄곧 자신을 괴롭혔다고 토로합니다.

[김미정/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아내 : 밖에 나가서 나 힘들어라는 말을 할 수는 없었거든요. 제가 행동을 잘못하면 아 그래서 (남편이) 해고됐나? 하는 생각이 (들까 봐)….]

9년 간 이어진 해고의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본 조사에서 설문에 참여한 해고자 아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지난 1년 간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일반 여성보다 8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또 해고자 아내의 80% 정도가 우울 증세를 호소했습니다.

[이정아/쌍용차 해고자 아내 (지난해 복직) : (해고노동자들의) 얘기들이 돌고 돌아서 중고등학생이 된 아이들한테 전해지고 듣고 아이들이 과연 마음속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쌍용차 사태 이후 숨진 30명 가운데 4명이 노동자의 아내였습니다.

[김승섭/고려대 교수 : 그동안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겪었던 고통들은 우리 모두가 어느 시점에는 노출될 수 있는 우리의 오래된 미래일 수도 있어요.]

쌍용차 사측은 지난해까지 해고자 전원 복직을 장담했지만 해고자 165명 가운데 직장으로 돌아간 노동자는 45명밖에 안 됩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이찬수, 영상편집 : 위원양, VJ : 노재민)  

정다은 기자d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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