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젤라 소음에 '오락가락 운영' 비난받는 창원세계사격대회

강대한 기자 2018. 9. 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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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에서 열리고 있는 제52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응원 도구인 '부부젤라'로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조직위가 부부젤라를 애초 대회 반입금지 물품으로 지정해 놓고도, 반입 단속을 하지 않아 대회장에서 부부젤라를 부는 응원객이 생겨 말썽이 일자 돌연 반입허가로 입장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반입금지 품목인 부부젤라가 버젓이 응원석에 등장해 논란이 생기자 대회조직위가 5일 돌연 부부젤라만 반입금지 물품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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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위 '반입금지'지정했다 대회 진행 중 돌연 '반입 허가'
창원세계사격선수권 대회 안전관련사항. 위쪽 '부부젤라'가 반입 금지품목에 지정된 사진. 아래쪽 '부부젤라'가 반입 금지품목에서 삭제된 사진.(대회 홈페이지 캡처)2018.9.6/뉴스1© News1

(부산·경남=뉴스1) 강대한 기자 = 경남 창원에서 열리고 있는 제52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응원 도구인 ‘부부젤라’로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조직위가 부부젤라를 애초 대회 반입금지 물품으로 지정해 놓고도, 반입 단속을 하지 않아 대회장에서 부부젤라를 부는 응원객이 생겨 말썽이 일자 돌연 반입허가로 입장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고도의 집중력 요구되는 사격장에 ‘부부젤라’가 웬 말?

지난 3일 오후 남자 10m 공기소총 결선경기장에서 ‘부부젤라’ 소리가 나면서 시선이 응원석으로 쏠렸다.

부부젤라는 꽹과리 징 등과 함께 대회조직위가 처음부터 대회장 반입금지 품목으로 지정했는데도 부부젤라 소음이 들린 것이다.

마침 공교롭게도 부부젤라를 불던 외국인의 국가 선수가 이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부~부~’하는 요란한 소리는 다음날인 4일에도 계속됐다. 이날 오후 열린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경기에서도 부부젤라 소리가 응원석에서 나왔다.

이 악기는 입으로 불면 ‘부~부~’하며 소리가 나는 긴 나팔 모양의 악기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주로 축구경기의 응원 도구로 사용하면서 알려졌다.

문제는 이 부부젤라가 부는 세기에 따라서는 소리가 워낙 커 소음을 유발해 경기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사격선수들에게는 부부젤라 소리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16년 열린 리우 올림픽 사격대회에서도 한 응원단이 부부젤라를 불다가 전자 표적(과녁)이 오작동을 일으켜 비난을 산 적이 있다.

전자 표적은 음향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다 소음 유발 등의 문제로 사격대회에는 반입이 금지된 물품 중 하나다.

이번 대회에서도 같은 이유로 꽹과리, 징, 확성기 등에 이어 부부젤라가 반입이 금지된 물품으로 지정됐었다.

◇대회 조직위의 ‘눈 가리고 아웅’ 대회 운영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반입금지 품목인 부부젤라가 버젓이 응원석에 등장해 논란이 생기자 대회조직위가 5일 돌연 부부젤라만 반입금지 물품에서 제외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국제사격연맹의 경기운영총책임자(TD)에게 문의한 결과, 다른 사격대회에서도 부부젤라를 사용했고, 그 소리가 심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직위는 규정에 따라 부부젤라는 반입금지 물품으로 정했었지만 사격이 대중적인 스포츠로 바뀌는 상황에 다른 사격대회에서도 이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6일 열린 남자 10m공기권총 결선경기에서 금메달을 두고 치열한 접전 끝에 진종오 선수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부부젤라 응원 소리가 장내를 울렸다.

이날 부부젤라 소리는 특정 국가 선수의 격발 후 울렸다. 아직 총을 쏘기 전 과녁을 겨냥하고 있는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는 불편할만한 상황으로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애초 경기에 지장을 줄 것으로 예상돼 반입금지품으로 지정됐다가 때늦은 자문으로 대회 규정을 갑자기 바꾼 조직위의 주먹구구식 운영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국제 규모의 대회에서 금지품을 거르지 못한 ‘허술 보안’ 역시 질타 받았다.

창원시 의창구 시민 문준일씨(30)는 “규정에 따라 반입금지 했지만 사용해보니 크게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규정을 수정한다는 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 아니냐”며 “처음부터 별다른 제재 없이 경기장에 반입됐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검색대에서 꽹과리 같은 경우 걸러내기 쉽지만, 부부젤라 문화를 접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부부젤라가 무엇인지 몰랐을 수 있다”면서 “세계대회 규모의 큰 대회에서 꼼꼼히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다. 간과한 건 사실이다”고 했다.

rok18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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