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빈 병 회수 '골칫거리'.."악취나고 쌓아둘 곳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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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병 보증금 제도에 시민들과 편의점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1월 보증금이 인상되면서 빈 병을 가져 오는 시민들은 늘었지만, 편의점 입장에선 보관이 만만치 않아 거절할 방법을 찾고 있다.
보증금 인상에 병테크(빈병+재테크)를 노리던 시민들은 편의점의 거절에 당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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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맥주 빈 병을 다 받으면 하루에 40병도 넘어요. 놓을 장소는 부족한데, 냄새나고 처리도 힘들어서 사장님이 웬만하면 거절하라고 하더라고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A씨)

빈 병 보증금 제도에 시민들과 편의점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1월 보증금이 인상되면서 빈 병을 가져 오는 시민들은 늘었지만, 편의점 입장에선 보관이 만만치 않아 거절할 방법을 찾고 있다.
빈 병 문제는 지난해 1월 보증금 인상으로 수면위로 떠올랐다. 보증금을 올려 재활용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였다. 주류업체 측에서도 병을 재사용하는 비용이 새로운 병을 만드는 것보다 저렴해 쌍수를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빈 병 1개는 평균 8회 재사용된다.
소주·콜라·사이다병 보증금은 기존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으로 오르면서 공병 회수율도 2016년 말 29.6%에서 올해 상반기 59.5%까지 상승했다.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소매점은 환경부 정책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받게 된다.
빈 병을 재활용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지만, 일부 편의점들은 여전히 빈 병 받기를 거부하고 있다. 해당 편의점에서 술을 샀다는 증거(영수증)를 보여줘야 한다거나, 마트용은 받지 않는다, 팔지 않는 술병은 받을 수 없다는 식이다.
보증금 인상에 병테크(빈병+재테크)를 노리던 시민들은 편의점의 거절에 당황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37)씨는 "집에 공병이 모이면 편의점에 가져가는데 매번 ‘특정 요일에만 받는다’ ‘20개 채워와야 한다’는 식으로 거절을 해 결국 대형마트에 가져간다"고 말했다. 주부 안모(35)씨도 "매번 편의점에서 소주를 사다 먹는데 공병을 가져가니, 영수증을 가지고 와야 바꿔준다고 거절했다. 헛수고한 것 같아 기분이 나쁘고 속상했다"고 했다.
편의점주들도 할 말은 있다. 빈 병 보관·반납 등 잔업무는 늘고, 공간 부족과 악취도 문제지만 받는 수수료는 적기 때문이다. 취급수수료는 소주 1병당 10원, 맥주 1병당 11원으로 하루 100병을 처리해도 수수료는 1000원밖에 되지 않는다. 보증금 인상 이전 병(40원짜리)을 가져와서 100원을 내놓으라고 하거나, 담배꽁초 등이 들어간 빈 병을 가져와 보증금을 내놓으라고 화를 내는 손님도 종종 있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36)씨는 "한 사람이 30개가 넘는 병을 가져오는 일도 흔하다"며 "법적으로 문제될까 싶어 받긴 하지만, 인건비도 안 나오는데 일만 많아져 골칫거리다"고 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과 편의점 주인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도 하루 서너 번씩 공병 수거 관련글이 올라온다.
급기야 ‘소규모 편의점이나 슈퍼의 공병 수거책을 마련해달라’는 청와대 청원도 등장했다. 청원글 작성자는 "빈 병이 50병만 쌓여도 카운터 주변 시설을 이용하기 힘들고, 씻어서 가져오지 않아 악취가 상당하다"며 "바깥에 두면 일부 행인이 훔쳐가 되팔아 관리가 쉽지 않다"고 적었다.
전문가들은 소매업체와 시민들의 갈등을 만드는 대신, ‘빈 용기 무인회수기’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국에 있는 빈용기 무인회수기는 총 98대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재활용률 1위 국가인 독일은 유리병과 캔, 페트병 등을 자동반납기가 4만여곳에 설치돼있다. 접근성도 높고, 보증금도 많아 유리병 재사용률이 95%에 달한다.
서아론 녹색소비자연대 부장은 "편의점 같은 소매업체들이 수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동반납기 시스템을 정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올해 공병 자동반납기가 한 개도 설치되지 않았는데, 정부와 주류업체 등이 자동반납기를 설치하면 시민들과 소매업체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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