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 투혼 vs 박항서 매직..한국-베트남 29일 축구 준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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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의 인생을 살아온 두 사람이 결국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쳤다.
축구계 관계자는 "당시 박 감독은 '보스'보단 '보좌관' 이미지가 강했다"며 "고집도 약간 세 나쁘게 평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국내에서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선수들의 발을 직접 마사지해 주는 등 박 감독의 '파파(아버지) 리더십'은 베트남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에 올려놓으며 다시 꽃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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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한국도 연장전까지 했고 우리도 연장전까지 했다. 기술적인 면이 부족해 체력이 필요한 조직력으로 대응하는 우리는 그런 부분이 염려가 된다.”(박항서 베트남 감독)
비주류의 인생을 살아온 두 사람이 결국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쳤다. ‘잡초’ 김학범(58)과 ‘쌀딩크’ 박항서(59)다. 29일 오후 6시 인도네시아 자와바랏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 축구 준결승전에서 마주 선다.
김 감독은 독종이었고 잡초처럼 끈질겼다. 서울 출신으로 일찍 부모를 여읜 김 감독은 “숙소에서 먹여주고 옷(유니폼)도 주기에” 운동을 시작했다. 서울 후암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강릉농공고와 명지대를 졸업하고 1984년 실업팀 국민은행에 입단해 1991년 말까지 활동했으나 태극마크는 한 번도 달지 못했다. 은퇴한 그는 국민은행 퇴계로지점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며 ‘예금모집 실적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축구에 대한 갈증을 풀지 못해 국민은행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23세 이하(U-23) 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명지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운동생리학·2006년 취득) 학위를 따내며 축구계에서 드문 ‘박사 지도자’ 타이틀을 달았다. 휴식기에는 사비를 털어 남미와 유럽에서 선진 축구를 독학하는 열정을 보였다. 호통과 지옥훈련으로 유명했던 그에게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다혈질 명장 알렉스 퍼거슨에 빗댄 ‘학범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축구계 관계자는 “당시 박 감독은 ‘보스’보단 ‘보좌관’ 이미지가 강했다”며 “고집도 약간 세 나쁘게 평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국내에서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더 내려갈 곳이 없었다. 해외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는 것이 박 감독의 심정이었다. 선수들의 발을 직접 마사지해 주는 등 박 감독의 ‘파파(아버지) 리더십’은 베트남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에 올려놓으며 다시 꽃피었다. 쌀 주산지인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뜻에서 ‘쌀딩크’라는 별명도 얻었다. 박 감독은 “대한민국을 사랑하지만 베트남 감독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 감독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다”며 “조현우 장윤호 등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들이 있다. 끝까지 지켜보고 출전 명단을 정하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일찍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집중 비난을 받았고, 박 감독은 모든 경기에서 지나치게 전력을 쏟아부어 체력 안배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비슷한 듯 다른 두 감독이 4강 골목에서 마주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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