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대상화 되면 안되는 것" 김여진이 '슬픔'을 보는 법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슬픔이라는 '아이를 잃은 상실감'. 배우 김여진이 '살아남은 아이'를 통해 이 같은 슬픔을 눈빛으로, 표정으로, 몸짓으로 표현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김여진은 누군가의 마음에 슬픔 보다 더 큰 상처와 고통으로 남을 이야기에 대해 사려깊은 태도로 보여주며 '살아남은 아이'를 절대 잊을 수 없는 작품으로 만들었다.
아들이 죽고 대신 살아남은 아이와 만나 점점 가까워지며 상실감을 견디던 부부가 어느 날, 아들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살아남은 아이'(신동석 감독, 아토ATO 제작). 극중 아들을 잃은 후 실의에 빠진 엄마 미숙 역의 김여진이 27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런 그가 이번 '살아남은 아이'에서 아이를 잃은 후 실의에 빠진 미숙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감정의 진폭이 크게 변화하는 쉽지 않은 역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소스란히 미숙의 감정에 몰입하고 따라갈 수 있도록 진정성을 부여하는 연기를 펼쳐 다시 한반 대체불가 배우임을 증명했다.
인터뷰에 앞서 지난 주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살아남은 아이'라는 영화 타이틀이 너무 슬퍼서 출연 제의를 거절하려 했다"는 김여진. 하지만 그는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생각을 바꿔 곧바로 출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살아남은 아이' 시나리오의 첫 느낌에 대해 "아이를 잃은 부모, 엄청난 슬픔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하는 영화인데, 한 신 한 신들이 정말 사실적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미숙이 죽은 아들이 동생을 가지고 싶어했던 일 때문에 동생을 가지려고 하려는 식의 모습들이 굉장히 사실적이었다. 하루하루 울고 불고 하지 않고 하루는 더 힘들었다가 덜 힘들었다가 어느날은 웃었다가 어느날은 폭발했다가 하는 모습이 굉장히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슬픔을 그렇게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영화는 이제껏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슬픔이자 고통이라는 '자식을 잃은 슬픔'을 연기한 김여진. 그는 그런 인물의 감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대본을 보고 각오를 단단히 했다. 20년동안 연기했던 경험으로 이 작품이 굉장히 힘들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각오를 단단히 한 것에 비해 감독님이 콘티가 정확히 있었고 스태프들도 정말 노련해서 크게 힘들지 않았다. 이 정도 예산으로 이 정도 스태프가 모인게 신기할 정도로 좋은 스태프가 많았다. 물론 울지 않는 신에서 눈물이 계속 나올 때가 있었다. 어떤 장면에서는 슬픔이 북받쳐 오르는 느낌 때문에 촬영을 스탑하고 진정하고 다시 가야 할 때도 있었다"며 "나 또한 아이를 가진 엄마이기 때문에 그 슬픔은 1초만 상상해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너무 과도하게 몰입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오히려 슛들어가기전에는 기분을 풀기 위해 (최)무성 오빠와 이야기도 많이 하고 놀았다"며 웃어보였다.

또한 김여진은 '유가족'을 연기하면서 '유가족'이라는 상황을 특징적으로 '대상화'하는 것을 가장 경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족의 슬픔을 대상화 하지 않는 다는 건 힘든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장 경계해야 하는 일"이라며 "유가족을 연기하면서 '그래! 난 유가족이야'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 설정에 얽매이지 않아야 했다. 유가족으로서의 슬픔이라기 보다는 그저 미숙이라는 인물 자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슬픔을 겪었고 어떤 방식으로 살고 있느냐에 집중해야 했다. '슬픈 사람' 혹은 '유가족'이라는 명제에 빠져선 안된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여진은 "유가족 다운 건 없다. 모든 슬픔의 색깔은 다 다르다. 그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 다른 거다. 예를 들 수 있다. 제가 '아이들' 이라는 영화에서 아이가 실종된 엄마의 역을 맡은 바 있다. 당시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인물이었는데 그 엄마는 아이를 잃었음에도 슬픔이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나무 껍질 같은 인물이었다. 슬퍼하지 않는다고 해서 오히려 오히려 범인으로까지 몰렸던 사람이다. 저도 그분의 목소리 음성을 들었을 때 저도 깜짝 놀랐다. 아이를 잃은 사람 같은 느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나 또한 '아이 잃은 엄마는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대상화 시킨거다"고 말했다.

1991년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을 다룬 영화 '아이들'(이규만 감독, 2011)에 이어 무거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살아남은 아이'에 출연하며 묵직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김여진. 그는 '묵직한 내용의 작품을 고집하는 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꼭 그런 작품만 찾는 건 아니다. 그런데 감독님이 절 그렇게 생각하시고 그런 작품을 제안해주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저는 어떤 장르던 재미있고 좋은 작품을 한다. 그런데 액션 영화나 오락 영화 감독님이 절 못떠오르시는 것 같다. 저도 그런 영화 하고 싶다. 코미디 꼭 하고 싶고 액션 영화를 꼭 하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그는 7살 아들이 엄마가 배우라는 걸 아냐는 질문에 "우리 아들은 내가 배우라는 걸 싫어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왜 다른 형아 누나가 엄마한테 엄마라고 하냐고 싫어한다. 엄마랑 가는데 사람들이 아는 척하는것도 싫어한다. 엄마에 대한 독점욕이 있다. 연기라고 말은 해도 '연기하지마!'라고 한다"며 "제가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김유정 씨가 제 아이로 나왔다. 그때 극중 유정씨가 남장을 했었는데, 아이가 보더니 왜 저 형이 엄마한테 엄마라고 하냐고 싫어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한편, '살아남은 아이'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을 뿐 아니라 각종 국제 영화제에서 초청·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작품. 신예 연출자 신동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최무성, 김여진, 성유빈이 출연한다. 8월 30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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